“마비노기 모바일, 7개월에 3000억”…넥슨, MMORPG 공식 바꿔 시장 지형 흔들다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이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모바일 MMORPG 장르에 새로운 공식과 시장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20일, 넥슨은 서울 성수동에서 언론 대상 공동 인터뷰를 열고 성과와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넥슨과 개발사 데브캣은 “게임대상 수상까지 노린다”며, 업계 안팎의 주목을 확인했다. 기존 MMORPG가 경쟁과 전투 중심의 구조였다면, 마비노기 모바일은 ‘커뮤니티·소셜·경험’ 기반의 장기 플레이 환경을 적극 구축하며, Z세대(10·20대)와 여성 게이머 등 신규 유저층 확보에 성공했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포스트 경쟁형 MMORPG’ 시장 전환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2024년 3월 27일 출시되자마자 구글플레이·앱스토어 인기순위 1위에 올랐고, 7개월만에 모바일·PC 합산 매출 3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5월 1400억원을 돌파한 뒤 두 달 새 두 배 이상 성장을 이뤘다는 점에서, IP(지식재산권) 파워와 게임 구조 혁신의 효과가 뚜렷하다. 국내 앱 누적 다운로드는 364만건, PC 접속 이용자 비중도 35%에 달한다. 잔존율(리텐션)은 넥슨 라이브 게임 중 최고 기록이다.

기술·콘텐츠 측면에서 ‘소셜 플레이’ 구현이 핵심이다. 개발 초기부터 사람이 만나는 경험, 느슨한 협력, 진입장벽이 낮은 퀘스트·게임 내 경제 시스템 도입 등을 차별점으로 설정했다. 실제로 국내 MMORPG에서 드물게 남녀 유저 비율이 5:5를 넘어, 20대 여성 비중이 오히려 더 높다. 9월 모바일인덱스 기준, 마비노기 모바일은 10대 월간 활성 이용자 15만명, 20대 33만명으로, 1020세대 비중에서 경쟁작을 앞지른다.
시장성과 역시 뚜렷하다. 팔라딘 대규모 업데이트와 추석 연휴가 맞물린 9월 말, 양대 마켓 매출 1위에 다시 오르며 지속적 성장세를 확보했다. 사용자 집단 또한 4050세대 이상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누구나 쉽게 권할 수 있는 MMORPG’를 표방하며, UI·UX와 네비게이션 등 접근성 설계를 강화한 결과다.
경쟁 환경 변화도 눈에 띈다. 데브캣과 넥슨은 최근 부상하는 ‘마비노기 라이크’ 게임들에 대해 경쟁이 아닌 ‘생태계 확장’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한다. 기존의 PvP(플레이어간 대결) 기반 패턴에서, 유저 커뮤니티 중심 게임의 글로벌 트렌드화로 시장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서비스 확대 역시 본격화된다. 넥슨은 내년부터 북미를 포함한 전 세계에 순차적 출시를 예고했다. 국내 IP 기반 게임이 글로벌 동시 흥행을 기록한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만큼, 이번 글로벌 진출 전략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장기적으로는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처럼 10년, 20년 후에도 사랑받는 브랜드로 진화하기 위한 구체적 플랜을 준비중이다.
전문가들은 “마비노기 모바일이 보여준 소셜 중심 MMORPG 구조와 신규 유저층 확대 전략이, 국내외 게임 생태계 변동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산업계는 이번 성과가 실제 글로벌 시장 안착으로 연결될지, 그리고 MMORPG의 패러다임 자체를 재정의할지, 그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