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이준석 여성 혐오 직격→정치권 파장…사퇴 촉구와 진보정치 절규”
짙은 긴장 속에서 펼쳐진 TV토론 직후, 민주노동당 권영국 대선 후보는 정치의 언어가 가져야 할 책임에 대해 묵직한 목소리로 물음을 던졌다. 권 후보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준석 후보의 이른바 ‘젓가락’ 발언을 여성 혐오로 규정하며 자격을 문제삼고, 사퇴를 촉구하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번 사안은 대선 후보들의 언어와 태도, 그리고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에 대한 깊은 고민을 유발하며 정치권 전반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터뷰 내내 권영국 후보의 어조는 단호했다. 그는 이준석 후보와의 전날 TV토론 과정을 돌아보며, 자신의 질문에 섞인 '불순한 의도'를 즉각적으로 간파하기 어려웠지만 “참모들과 논의한 결과, 이는 명확한 여성 혐오 발언이었고 신체 부위까지 구체적으로 다뤄진 매우 부적절한 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중파에서 이런 식의 언어가 등장하는 자체가 심각한 후보 자질 문제이며, 이미 성명을 통해 자격이 없으므로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 측이 다른 방송에서 “어렵지 않은 질문에 답하지 않았을 뿐 여성 혐오라는 주장은 언어도단”이라고 반박한 데 대해, 권 후보는 “심상정 후보가 과거 돼지발정제 발언을 꼬집었던 것은 발언 자체가 여성 혐오였기 때문이었는데, 이준석 후보는 전혀 맥락이 다른 사례를 끌어와 자신의 책임을 희석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직접 토론 현장에서 느껴본 결과, 이준석 후보는 감정 절제가 어려울 뿐 아니라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분명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권 후보는 토론 현장을 회고하며 “당시 더 강하게 받아쳤어야 하는데 여러 생각이 겹치면서 순간 맥락을 놓친 아쉬움이 크다"며, “이재명 후보 비판 역시 사실상 제3자 발언을 활용한 우회 공격으로 비도덕적 행태였고, TV토론장은 상대를 끌어내리며 비난에 갇힌 장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번 첫 TV토론에서 “정치개혁과 개헌, 외교·안보 등 본질적 논의는 사라진 채 상대 흠집내기에 토론의 대부분을 소비한 현실이 대통령을 뽑는 과정과는 거리가 멀어 국민들의 실망을 자아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책 중심의 토론이 부족했던 현실 속에서도 권 후보는 자신의 진보정치 방향성을 놓지 않았다.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TV토론에 참여한 것"이라 밝힌 그는, 노동 존중 사회와 복지 확대,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해소, 차별금지법 제정, 기후 정의 실현 등 뚜렷한 공약을 제시했다. 또, “토론 이후 정책적 견해에 공감하며 후원과 응원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는 점 안에서 진보정당 재건에 희망을 본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와의 악수를 거부한 배경에 관해서도 “과거 노동 운동 경력을 앞세워온 그가, 이젠 헌정 질서 부정과 노동 혐오 행보를 이어가는 현실에서 악수를 통해 그 행위를 묵인하는 인상을 줄 수 없어 공개적으로 입장을 분명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의 언어와 태도, 토론의 품격, 정책 중심 논의의 회복 필요성이 날로 커지는 대선의 현장. 권영국 후보는 “이번 대선을 계기로 진보정당 재건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를 통해 권영국의 메시지는 냉랭한 정쟁의 중심에서 또 다른 희망의 씨앗을 뿌렸다는 평가다. 정치권은 TV토론 문화와 후보 자질 논란을 둘러싼 사회적 반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진보 의제와 토론 방식을 둘러싼 논의도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