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 정당한 지적일 뿐”…이종섭, 윤석열 회의장 발언 해명 나서
‘VIP 격노설’을 둘러싼 정치권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의 이른바 ‘격노’ 순간을 목격했다는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정당한 지적일 뿐”이라며 공식 해명에 나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종섭 전 장관 측은 16일 입장문을 통해 “정확한 진실은 알 수 없으나, 특검 수사 상황을 감안하면 당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의견에 역정을 낸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국군통수권자의 당연한 우려이자 행정부 내부의 의견교환 과정”이라며 격노 프레임을 경계했다. 또 “해당 의견에 역정을 내는 것은 검사 출신인 대통령으로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 같은 입장문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당시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 초동수사 보고서에 대해 분노한 것으로 보인다는 진술을 일정 부분 인정한 것이다. 다만 이 전 장관 측은 이를 ‘위법·부당한 지시’가 아닌, 권한과 책임에 기반한 ‘정당한 행위’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섭 변호인은 “행정부 내 의사소통이 자극적으로 왜곡되고 있다.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의 행위가 정당했는지 자체로 평가해 달라”고 말했다.
특검팀의 조사 상황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를 직접 목격했다는 증언이 세 번째로 확보돼, 사건 실체 규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은 15일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 사건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화를 내는 것을 목격했다”며, 임기훈 당시 국방비서관에게 질책하는 장면을 직접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태효 전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도 잇따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를 목격했다고 진술해 VIP 격노설을 사실상 인정한 인사가 3명으로 늘었다.
정치권과 특검 모두 진상 규명에 사활을 거는 양상이다. 특검팀은 조태용 전 국정원장, 임기훈 전 비서관 등도 곧 소환할 계획으로, 추가 목격자 진술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편, 특검팀은 이종섭 전 장관 입장문에 대해 “조사가 계속 중인 만큼 외부 주장 하나하나에 대응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회는 채상병 사건과 관련한 대통령실·국방부 책임론을 두고 격렬한 공방을 이어갔다. 정치권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핵심 참모진의 회의장 발언을 두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검은 향후 회의 참석자 전원 소환 조사 등으로 사태 실체를 밝혀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