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달인, 장고항 실치회로 봄 유혹”…김오숙 장인, 손끝에서 피어나는 감동→한남동 빵집 미각 여행 시작
새벽 바다의 안개가 옅게 깔린 장고항, 물결 따라 일렁이는 시간을 품은 김오숙 달인이 청명한 실치를 건져 올렸다. 25년 세월이 스민 긴 젓가락질, 섬세한 손끝에서는 오로지 이날 바다와 교감한 신선한 실치만이 걸러졌다. 미묘한 물살에 반응하는 감각, 투명한 실치 떼가 한 데 모이는 모습은 은하수와 어우러진 듯 기품 넘치는 장면으로 시청자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오숙 달인은 “젓가락으로 건져야 좋은 것만 걸러진다”고 전하며, 날마다 손끝에 담은 다정함과 정성으로 바닷내음을 전했다. 그가 오롯이 건져 올린 실치회는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에 싱그러운 바다의 맛이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맛을 본 이들 모두는 순간의 봄날을 삼키듯 깊은 여운에 머물렀다.
이번 회차에서는 신선한 바다의 선물만큼이나 다양한 일상 속 맛과 풍경이 이어졌다. 만 원으로 보낸 하루, 마포구 한식 뷔페의 정갈한 30첩 반상, 동대문구 1천 원짜리 야구 연습장, 성동구 4천 원 미용실 그리고 구로구 무료 루프탑 투어까지, 흔히 스치는 풍경들이 한 편의 여행이 됐다. 값비싼 사치 대신, 따뜻하고 소박한 기쁨에 집중한 달인의 하루는 우리가 잊고 있던 소비의 본질을 다시 일깨웠다.

서울 한남동 'ㄹ' 베이커리에서는 프랑스 출신 제빵사 모건 뮐러의 정성과 열정이 깃든 고소한 빵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른 새벽, 직접 반죽에 나선 뮐러는 바게트, 크루아상, 사워도우까지 정성껏 구워냈고, 구수한 내음은 작은 매장 가득 번져 지나가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한 입 베어 물면 파리 골목길이 스며드는 듯, 바삭한 식감과 촉촉함, 깊은 풍미가 고스란히 살아났다. 모건 뮐러는 “빵은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라고 전하며 모든 이의 입맛과 아득한 기억을 함께 깨웠다.
방송은 또 가족 운동회라는 무대에서 함께 뛰며 웃고 울던 또 다른 일상의 기적에도 시선을 맞췄다. 아빠의 달리기 연습, 엄마의 훌라후프, 할머니의 신발 던지기, SNS 3천만 뷰를 기록한 가족 운동회 영상까지 땀과 웃음이 교차하는 순간은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무게와 소중함을 부각시켰다. 한편 경기도의 작은 공장, 여섯 장인이 손끝으로 빚은 수제 야구 글러브는 이대호, 류현진, 정성훈 등 수많은 프로선수들의 꿈을 이끌었다. 기계가 아닌 인내와 섬세함으로 완성된 장인정신이 빚은 결과였다.
입 안에 살아나는 바다의 신선함, 빵 한 조각에 담긴 행복처럼 ‘생활의 달인’이 선사하는 따뜻한 감동은 매주 조금씩 시청자 일상도 변화시키고 있다. 장고항 실치회와 한남동 베이커리, 여기에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바꾸는 작은 기적들은 5월 12일 방송될 982회를 통해 더욱 진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