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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정원과 바다”…강진, 촉촉한 날씨 속 운치 있는 명소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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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정원과 바다”…강진, 촉촉한 날씨 속 운치 있는 명소 산책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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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비 오는 날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이른 더위가 엄습하던 8월, 선선한 비와 함께 즐기는 운치가 이제는 강진 여행의 새로운 일상이 됐다. 축축이 젖은 풍경과 고요 속에 잠긴 명소들은 떠들썩한 성수기와는 또 다른 시간을 선사한다.

 

12일, 전남 강진에는 24도의 기온에 촉촉한 비가 내린다. 미세먼지 걱정도, 자외선의 매서움도 잊은 채 실내외를 자유롭게 오가며 즐길 수 있는 날씨다. SNS에는 이미 “비 오는 날 강진은 사계절 중 최고”라며 인증샷이 이어진다. 실제로 백운동정원 입구엔 우산을 든 가족과 연인들의 발길이 계속된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다산초당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다산초당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강진군 문화관광 홈페이지에 따르면, 7월과 8월 장마 기간 중 백운동정원과 다산초당의 관람객 수가 평년보다 30%가량 늘었다. 한국민화뮤지엄도 비날씨 실내 나들이 명소로 호응을 얻는다. 호랑이 민화 앞에 오래 머무는 방문객은 “비 소리 속에 그림을 바라보니 옛사람들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하다”고 느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오감 충만 여행’이라고 부른다. 장윤정 여행칼럼니스트는 “비에 젖은 숲길과 연못, 잔잔한 실내의 민화 감상은 평소와는 전혀 다른 감각과 정서를 끌어낸다. 날씨가 주는 감정을 오롯하게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요즘 여행의 본질”이라고 해석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금릉 경포대에서 본 비 내리는 남해는 잊을 수 없다”, “강진만 생태공원 탐방로를 비를 맞으며 걸었는데, 파도와 갯벌 냄새가 서로 섞여 특별한 울림이 있었다”는 후기들이 공유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강진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점점 다양해진다. 누군가는 빗속 산책이, 누군가는 고요한 사색과 전통문화 체험이 필요해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비가 내리는 북한강 마을이나 남해 끝자락 강진에서, 우산 아래서 전혀 다른 계절을 만나는 것. 그것은 단지 트렌드가 아니라, 내 취향과 감정에 귀를 기울이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징후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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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백운동정원#다산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