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충돌에 유가 급등 후 출렁”…국제시장 불안, 안전자산까지 요동→파월 연준, 시장 ‘긴장 고조’
세계는 지금, 한 줄기의 긴장과 불안이 금융시장을 감싼다. 17일,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가중되는 가운데, 국제유가는 장중 강한 급등 끝에 하락 전환하며 단기적 변동성이 심화되는 롤러코스터를 그렸다. 현지 시간 오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물 가격은 배럴당 71.85달러, 브렌트유 8월물은 73.29달러에서 등락하며, 하루에도 2%를 넘나드는 파고를 남겼다.
시장의 불안은 장 초반 2.67%나 치솟은 유가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앞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장중 최대 14.07% 급등했던 기억은 여전히 시장에 스며 있다. 그러나 며칠 사이, 지정학적 긴장 완화와 관망이 번지며 이 유가는 1.66% 하락하는 등 불안정성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 협상 관련 발언과 “모두 즉시 테헤란을 떠나라”는 강경한 메시지, 조기 귀국이라는 갑작스러운 움직임이 파장을 더했다. 휴전보다 커다란 ‘무엇’을 암시하는 듯한 그의 언급이 세계 각국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불안이 고조된 때엔 인류가 오랜 세월 신뢰해온 ‘금’이 먼저 반응한다. 이날 오후 4시 21분, 금 현물은 온스당 3,389달러로 소폭 상승했지만, 장중 3,403달러까지 오르며 널뛰기를 반복했다. 전일에는 3,451달러를 찍으며 사상 최고가에 다가섰지만, 이내 가파른 조정이 이어졌다. 올해 들어 금값은 무려 29%나 올랐으며, 달러·엔화·스위스프랑 등 여타 안전자산의 약 10% 상승분을 압도했다.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와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들어 내년 하반기에는 금값이 온스당 2,500~2,700달러로 떨어질 수도 있다 전망했으나, 여전히 향후 몇 개월간 3,000달러대 강세를 점치는 목소리도 남겨두었다.
세계 주식시장도 순간순간 긴장과 기대를 반복한다.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반도체업종의 기지로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 한국 코스피, 대만 자취안이 소폭 상승한 데 반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는 불확실성 속에 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미국 ‘S&P500’, ‘나스닥100’, ‘다우존스30’ 선물은 동시각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와 달러지수도 소폭의 움직임을 반복하며, 투자자들은 저마다 방향을 가늠한다.
또 하나의 분수령은 이제 곧 열린다.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System) 기준금리 결정과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점도표 발표에 이목이 쏠린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다 보고 있다. 그러나 지금, 금융시장은 미묘한 조짐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처럼 중동의 긴장, 주요 인사의 발언, 미국의 정책 방향은 시시각각 세계 시장의 온도를 끌어올린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그 어디에도 확실한 안식처는 없는 듯, 불투명한 전망만이 오늘도 시장을 감도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