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경쟁 지각변동”…송승기·안현민, 중고신인 회오리→KBO리그 판도 흔들
새로운 얼굴들이 리그 전광판을 장식하는 계절, 올 시즌 프로야구 신인왕 레이스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상위권 기대주들이 치열하게 앞서가던 흐름에 중고 신인들이 이름을 올리며 신선한 파장을 일으켰다. 젊음과 투혼, 각자의 이유로 간절했던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리그의 무게를 바꾸고 있다.
2025시즌 KBO리그 신인왕 후보 명단은 어느 해보다 다채롭다. 출발선은 달랐지만 송승기, 안현민 등 최근 1~2년 사이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정면 승부를 펼치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LG 트윈스 좌완 송승기는 시즌 5승 3패,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하며 선발진의 믿음을 받고 있다. 특히 5월 25일 SSG 랜더스전에서 보여준 6⅔이닝 무실점 투구와 9탈삼진은 팀 승리에 결정적인 힘을 보탰다. 그는 규정 이닝을 채우고 다승 공동 9위, 평균자책점 11위에 오르며 신인왕을 향한 존재감을 더했다.

kt wiz 안현민 역시 2024시즌 진정한 새 출발을 알렸다. 2022년 입단과 동시에 군 복무를 마친 후 1군에 이름을 올린 그는 24경기에서 타율 0.337, 7홈런, 24타점으로 팀의 공격 흐름을 이끈다. 특히 최근 4경기에서 4홈런 11타점을 몰아치며 팀내 주전 타자마저 긴장하게 만들었다.
드래프트 1라운드 고졸 신인들도 만만치 않다. 한화 이글스 정우주는 2승 3홀드, 평균자책점 4.35, 삼성 라이온즈의 배찬승은 5홀드, 평균자책점 3.92로 불펜진 한 축을 맡았다. LG 김영우는 22경기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89로 허를 찌르는 기량을 선보인다.
반면 시즌 초 신인왕 1순위였던 키움 히어로즈 정현우는 혹사 논란과 어깨 부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3월 26일 KIA전에서 122구를 소화한 뒤 2경기 만에 결장, 오는 6월 복귀가 예상되면서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쏠린다.
이처럼 최근 5년 이내 입단, 규정 이닝(30이닝) 및 타석(60타석) 미만이라는 KBO 신인왕 자격이 경험 많은 신인까지 포괄하며 경쟁 구도에 깊이를 더했다. LG 송승기는 “기다렸던 기회이기에 매 순간이 소중하다.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더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t wiz 구단도 “안현민의 집중력이 팀 전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신인 마무리 김택연이 세운 역대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19개) 기록처럼, 올해 역시 투수와 타자를 가리지 않는 새 얼굴들의 경쟁이 KBO리그 흥행을 이끌고 있다.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의 복귀와 상위권 신예들의 지속적인 활약이 남은 시즌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내일을 향한 땀방울마다 각자의 사연이 녹아든다. 신인왕을 향한 꿈, 그리고 잔여 시즌의 격동은 야구장의 조용한 밤 공기에 묻혀 오래도록 남을 전망이다. 2025년 프로야구의 이 젊은 바람은 팬들에게 또 다른 질문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