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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41호 신약 세노바메이트”…SK바이오팜, 뇌전증 치료제 첫 허가로 시장 확대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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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가 국내 41번째 국산신약으로 허가를 받으며, 신약심사 제도 혁신의 분기점을 맞고 있다. 뇌의 신경신호 전달 이상으로 반복적인 발작이 발생하는 뇌전증은 기존 약물로 관리되지 않는 환자층이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번에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세노바메이트는 ‘엑스코프리정’이라는 제품명으로 성인 뇌전증 환자의 2차성 전신발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부분발작 치료 부가요법으로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공식 허가를 받았다. 업계는 이번 결정을 국산 혁신신약의 허가속도 경쟁을 촉진할 전환점으로 해석한다.

 

세노바메이트는 기존 항뇌전증 약제만으로 발작 억제가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학적 가치가 크다. 이 신약은 올해 처음 시행된 식약처의 ‘신약 품목허가·심사 업무절차’ 지침을 적용받은 첫 사례로, 품목 전담팀 구성과 임상시험·제조심사 우선 검토, 총 8회에 걸친 맞춤형 대면회의 등으로 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특히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로 지정돼 전문인력의 임상 데이터 검증과 제조 품질평가를 신속하게 병행한 것이 특징이다.

시장 측면에서는 그간 국내 미도입으로 해외 원정 처방에 의존하던 환자들의 접근성이 개선되고, 국내 유통망을 기반으로 부가요법 중심의 치료 현장이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뇌전증 환자 수는 20만 명대에 이르며, 치료 반응 부진 환자 비중이 30%를 상회한다는 통계도 있다. 세노바메이트가 실질적 치료율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료계가 주목한다.

 

글로벌 신약 경쟁에서도 SK바이오팜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 진출 경험을 토대로 이번 허가 성과를 국내시장에 안착시킨다는 전략이다. 경쟁약으로 꼽히는 미국의 라코사마이드 등과 비교해, 유효성과 부작용 프로파일에서 차별화된 결과들을 임상에서 입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택지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식약처는 이번 신속심사 체계를 계기로, 국내 개발 신약의 허가 예측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패키지 사전상담, 품목심사 업무 프로토콜 표준화가 지속 확장될 경우, 신약 시장 진입 장벽이 한층 낮아질 가능성에 기대를 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의료현장과 환자 수요에 대응해 안전성과 효과 모두를 담보하는 의약품 허가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

 

산업계는 세노바메이트 허가가 실제 환자 접근성을 개선하며 신약 상용화 동력을 키울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혁신과 규제제도의 균형이 바이오 산업 성장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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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세노바메이트#식품의약품안전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