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복구·외유성 출장 공방에 고성”…김태흠 충남지사, 행안위 국감 파행
충남도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가 김태흠 충남지사의 해외출장 경위와 답변 태도를 둘러싼 정치권의 충돌로 파행을 겪었다. 여당과 김 지사가 외유성 출장, 언론 광고비 집행 내역 등의 문제를 두고 거세게 맞붙으며, 장내는 30분 만에 정회 선언까지 이어졌다.
쟁점은 지난 여름 김태흠 지사의 해외출장 문제에서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27일 오전 감사에서 “도의회가 외유성 출장 비판을 했으나, 지사께서는 ‘정치적이고 불순한 비판이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구체적 출장 이유와 현지 조치에 대해 명확히 설명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태흠 지사는 “출장 전 피해 복구 상황 및 지원 계획을 설명했음에도 한 언론과 민주당 도당이 문제를 삼았다. 전쟁 중에도 불가피하게 출장은 가야 한다”고 맞섰다. 한 의원이 “오송 참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총리가 대응한다’고 현장에 가지 않은 것과 무슨 차이냐”고 질문하자, 김 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이천 화재 당시 먹방을 찍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격론이 이어졌다.
양측의 고성이 이어지면서 신정훈 위원장은 “질의 도중 계속 끼어들면 국감이 진행되지 않는다”며 순조로운 감사진행을 촉구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이 언론사 광고비 집행 내역 제출을 요구했지만, 김 지사는 “공개할 수 없다”며 “국비가 포함된 국가 위임사무만 감사 대상”이라고 맞섰다. 신 위원장이 재차 “오만한 태도”를 지적하자, 김 지사는 “이렇게 할 거면 도의회가 왜 필요하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30분 만에 정회가 선포됐다.
약 30분 뒤 감사가 재개된 뒤에도 진통은 계속됐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피감기관장이 의원 발언에 끼어들고 언성을 높이는 것은 매우 오만하다”며 “김 지사는 국민 앞에서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정현 의원 역시 충남도민의 기대와 신뢰를 강조하며 “지금 김 지사는 국감 파행을 노리는 것이냐”고 날을 세웠다.
신정훈 위원장은 국감이 국민을 대변하는 자리임을 환기시키며 “질의하는 의원보다 목소리가 크고 말을 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에 “답변 과정에서 언성이 높았던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지만, “지방자치단체 입장은 국비가 포함된 사안만 국감 대상”이라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번 국정감사는 김태흠 지사의 출장 논란과 태도를 놓고 정치권의 격돌이 거듭되며 정회와 재개가 반복됐다. 향후 행정안전위원회는 충남도 국감과 유사 사례를 계기로 피감기관장의 감사 대응 원칙에 대한 재정비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