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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중요한 기관, 상임위원 불임명 문제”…이진숙, 대통령실과 정면 충돌
정치

“그렇게 중요한 기관, 상임위원 불임명 문제”…이진숙, 대통령실과 정면 충돌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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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과 방송통신위원장이 재난 대응을 이유로 한 휴가 신청 반려를 두고 정면 대립 양상을 보였다. 방송통신위원회 이진숙 위원장은 27일 상임위원 임명 지연을 강하게 지적하며, 대통령실의 휴가 반려 결정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진숙 위원장은 이날 오전 개인 페이스북에 "그렇게 중요한 기관인데, 지금 상임위원 단 한 명으로 중요한 안건들을 심의·의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몫 한 명, 국회 추천 세 명이 아직 임명되지 않았다"며 대통령실이 일부 상임위원 임명을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글은 지난 22일 대통령실이 이 위원장의 여름휴가 신청을 반려한 지 닷새 만에 올라왔다.

휴가 논란의 발단은 이진숙 위원장이 7월 25일부터 31일까지 휴가 사용을 신청한 점에 있다. 그는 지난 18일 대통령실에 해당 휴가 계획을 상신했으나, 대통령실은 22일 이를 거부했다. 당시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재난 대응 심각 단계에서 재난 방송 콘트롤타워인 방통위원장의 휴가 신청은 부적절하다고 봐 이를 반려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풍수해 위기 경고가 '심각' 단계에 해당하던 시점임을 강조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반박 입장도 명확히 했다. "휴가 신청과 휴가 실행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장관급의 휴가 신청은 실행 일주일 전에 하도록 돼 있고, 만약 휴가 실시 전 23일이나 24일 폭우 등 재난이 발생하면 휴가 실시는 당연히 없던 일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 공수처 등에 고발된 사건들이 적지 않아 정작 휴가를 실시하려 해도 집에서 보낼 예정이었다"며,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복귀할 계획임도 간부들에게 알렸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2003년 이라크 전쟁 발발 당시 네 살 딸을 두고 전쟁 취재를 갔던 경험까지 언급하며, "대의를 위해 목숨을 걸어본 이들만 나에게 돌을 던지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위원장의 이번 공개 반박을 두고 대통령실 인사 문제와 행정 혼선이 재점화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야당 일각에서는 "상임위원 임명 등 기본 운영이 막혀 있는 상황이 더 큰 문제"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대통령실은 재난 대응의 엄중함을 앞세워 "방송통신위원장의 책임감을 요구하는 조치였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양측 모두 물러섬이 없는 상황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정상화와 함께 상임위원 인선 문제가 향후 정국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상임위원 추가 임명을 두고 국회와 추가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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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방송통신위원장#대통령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