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 뿌리는 독감백신”…한국아스트라제네카, 어린이 접종 혁신 선언
비강 스프레이 방식의 인플루엔자 백신이 국내 시장에 상륙하며, 소아 및 청소년 인플루엔자 예방의 새로운 전기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비강에 분사하는 약독화 인플루엔자 생백신 '플루미스트인트라나잘스프레이'의 국내 허가를 공식화하며, 소아·청소년 접종률 향상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플루미스트가 어린이 접종의 접근성과 수용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백신 시장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플루미스트는 2024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4개월 이상에서 49세 이하 소아 및 성인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A형과 B형 바이러스 질환 예방용으로 승인을 받았다. 기존 주사형 불활성화 백신과 달리 코 점막에 직접 작용하는 스프레이 방식의 약독화 생백신으로, 실제 바이러스 감염과 유사하게 면역체계를 자극해 자연방어력을 활성화시키는 원리가 핵심이다. 특히 주사기 공포와 접종 거부 반응이 문제였던 소아 연령에서, 아프지 않고 간편하게 접종 가능하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플루미스트의 임상 결과, 5세 미만 소아에서 기존 불활성화 주사 백신 대비 인플루엔자 질환 발생률을 약 54.9% 감소시키는 등 높은 예방 효과를 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예측한 인플루엔자 유행 바이러스 종류와 실제 유행 바이러스가 달랐던 경우에도 코 점막이 중심이 되는 면역 반응의 영향으로 백신 효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덕분에 돌봄이 필요한 유아, 집단생활이 잦은 유치원·초등학생 등 다양한 보건 현장에서 접종 편의성과 효과성 모두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학계는 플루미스트 도입으로 국내에서도 어린이 대상 독감 백신의 새로운 표준 모델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주사형 백신 외에 비강 스프레이 방식을 택하는 국가들도 늘고 있으며, 미국·영국 등에서는 이미 소아용 접종 시장에서 일정 점유율을 확보 중이다. 특히 소아는 성인에 비해 인플루엔자 감염 위험 및 전파력이 월등하게 높은 만큼, 집단 내 ‘면역 방어선’ 강화를 위한 주요 도구로 부상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단계에서 백신의 효과·안전성이 재차 검증됐으며, 정부의 국가예방접종지원사업 편입이나 보험 적용 논의는 앞으로의 정책·가격 협상 과정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 데이터 보호, 어린이 임상 윤리 등 규제상 주요 이슈는 꾸준히 점검되고 있다.
백신 공급을 맡은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소아 접종 편의성과 공급망 안정망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비강 스프레이 백신이 실제 접종률 제고와 인플루엔자 유행 억제에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산업계와 의료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 구조와 정책, 기술 혁신이 균형을 이룰 때 백신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마련될 것이란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