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도 무더위에 실내로 모인다”…나주, 문화와 자연이 피서지가 되다
요즘 나주 거리를 걷다 보면, 실내를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며칠째 이어지는 33도의 후덥지근한 더위가 사람들의 움직임을 바꿨다. 예전에는 더운 날씨에도 바깥 활동을 즐기곤 했지만, 이제는 쾌적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나주만의 여름 풍경이 됐다.
특히, 국립나주박물관처럼 한적하고 시원한 공간이 인기다. 박물관 입구에는 더위를 피해 모여든 가족, 친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아이들은 고대 마한 유물을 보며 문화 체험에 빠졌다. SNS에도 ‘#나주피서’ 해시태그를 단 관람 인증샷이 늘었고,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올해는 에어컨 갖춘 곳에서 여유를 느끼고 싶었다”는 공감 글이 속속 올라온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3일 낮 최고기온이 33도, 체감온도는 34도에 육박했다.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실내 문화시설을 찾거나, 시원한 수변 환경을 따라 걷는다. 관광 안내소 관계자는 “여름만 되면 박물관과 금성관, 영산강 주변에 방문객이 부쩍 느는 걸 체감한다”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일상 속 쉼의 재발견’이라 부른다. 한 관광 연구가는 “폭염이 잦아지면서 실내 휴식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문화와 학습, 휴식이 어우러진 공간이 피서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나주 시민들은 “시내 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내니 아이들도 잘 적응하고, 덥지 않아 좋다”, “밤에는 영산강 둔치나 빛가람 호수공원 산책으로 하루 끝을 달랜다”고 느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실외에서 땀 흘릴 필요 없이, 실내에서 천천히 배워가며 더위도 피하니 일석이조”라는 경험담이 이어졌다.
작고 사소한 피서 방법의 변화지만, 그 안에는 ‘쉼과 배움’ 중 무엇도 포기하지 않는 일상이 담겨 있다. 나주에서의 무더운 하루는 이제 문화와 자연이 나란히 숨 쉬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