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냅스 회복으로 인지 개선”…고려대, 알츠하이머 항체 신약 첫발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되고 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성재영 교수 연구팀은 뇌신경 세포 간 연결 구조인 시냅스 손실을 직접적으로 표적화한 치료전략을 개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알츠하이머 근본 치료제 경쟁’에서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팀은 뇌세포에서 발현되는 단백질 FAM19A5가 알츠하이머병에서 시냅스 기능 저하에 관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기존 치료제들이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제거에 주력한 것과 달리, NS101이라는 항체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해 FAM19A5를 억제함으로써 시냅스 연결 회복을 유도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했다. 실제 알츠하이머병 모델 생쥐에 NS101을 투여한 결과, 신경세포 간 정보전달 회로가 재구성되고,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현저히 개선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단백질 표적의 선택성과 작용 메커니즘에서 기존 치료 대비 차별화된 성과로 주목된다.

NS101은 최근 건강 성인 남성 6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표적 단백질(즉 FAM19A5)에 대한 작용 효과까지 입증됐다. 이는 후보물질의 인체 적용 가능성과 개발 속도 측면에서 의미 있는 단계로 평가받는다. 향후 치매, 알츠하이머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진행이 예정돼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바이오젠·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가 아밀로이드 타깃 치료제 개발을 주도해왔으나, 인지기능 실질 개선에는 한계가 있었다. 일본, 유럽 등에서도 시냅스 손상 복원 접근은 극히 드문 연구영역이다. 고려대 연구팀은 뉴라클사이언스와 공동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 기술 지주회사 산하 산학협력 모델로 속도를 내고 있다.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 개발에서 임상 안전성 확보는 핵심 진입장벽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임상 1상에서 기대 수준의 안전성을 충족하며, 식약처 등 국내외 허가 절차 상용화 가능성에도 한 발 다가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려대학교 성재영 교수는 “시냅스를 직접 겨냥하는 표적 치료는 인지기능 회복의 새로운 해법이 될지 단계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치료 전략의 시장 안착 여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