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기록 주역들 질주”…서민준·김소은, KBS배 200m 우승→남녀 트랙 정상
트랙 위에 쏟아진 환호와 새로운 기록의 숨결이 지난 대회의 여운을 이어간다. 경북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3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녀 200m 결선, 서민준과 김소은의 집중된 표정에는 벅찬 설렘과 진한 의지가 교차했다. 두 선수는 팬들의 기대 속, 다시금 정상의 자리에 섰다.
남자 일반부 결선에서 서민준은 강한 맞바람 속에서도 망설임 없이 질주했다. 21초01, 이 수치는 초속 1.6m 맞바람을 이겨내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밟은 서민준의 기록이다. 2위는 오승우가 21초25, 3위는 곽예환이 21초37로 뒤를 이었다. 광주광역시청의 고승환이 개인전에 불참해 관심이 모였던 만큼,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 탄생은 더욱 의미가 깊었다.

서민준은 최근 구미에서 열린 아시아육상선수권 남자 400m 계주에서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이준혁과 힘을 합쳐 38초49, 한국 신기록이자 대회 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 이후 주목 받으며, 더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오늘은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지만 KBS배 우승이 무척 뿌듯하다. 개인종목에서도 기록으로 자신을 증명하고 싶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여자 일반부에서는 김소은이 24초09의 개인 최고기록을 써내며 시선을 압도했다. 24초39 기록을 남긴 신현진을 제치고 남다른 기량을 자랑했다. 김소은 역시 아시아선수권 여자 400m 계주에서 쌍둥이 언니 김다은, 이은빈, 강다슬과 팀을 이뤄 44초45, 또 한 번의 한국신기록을 선사한 바 있다. 개인전에서도 이어진 상승세에 관중석은 환호로 답했다.
이날 남고부 포환던지기에서는 박시훈이 19m05를 던지며 종전 대회 기록(18m30)을 경신,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수환과 조은찬 역시 각각 2·3위에 이름을 올리며 경쟁의 열기를 더했다. 트랙과 필드를 아우르는 신기록 행진은 경기장 곳곳에서 뜨겁게 이어졌다.
서민준, 김소은 등 국내 육상계를 이끄는 신세대 주자들은 계주에서 단련한 탄력을 개인종목에서도 이어가며 자신만의 발자국을 또렷이 남기고 있다. 다가올 전국체전과 실업육상대회, 다음 무대를 향한 선수들의 준비에도 기대가 쏠린다. 상승 곡선을 그리는 기록과 끈질긴 의지 앞에서 관중은 한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
느릿이 하늘을 감도는 저녁 바람, 경주를 마친 트랙에는 아직도 선수들의 숨결이 아른거린다. 새로운 역사를 짊어진 이들의 걸음은 이제 또 다른 무대를 향한다.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가 던진 여운은 기록 너머의 희망을 예고하며, 선수와 팬 모두에게 긴 여뢰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