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와의 싸움, 방송 분야부터 힘겹게 시작돼”…이한주, 미디어혁신협의체 설립 의지 강조

정치권과 윤석열 정부가 방송과 미디어 개혁을 두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방송 분야 개혁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하며 국정계획 전면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미디어협의체 구성 등 정책 추진 전략에 이목이 쏠린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현직 언론계 인사들은 현 정부 시기 불거진 갈등의 신속한 해소를 촉구하며 미디어 개혁 드라이브의 전면화를 주문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열린 ‘미디어혁신범국민협의체(가칭) 추진을 위한 의견수렴 간담회’에서 “이번 윤석열 정부와의 싸움은 방송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 모인 전·현직 언론계 인사들과 함께 미디어·방송 구조의 핵심 현안과 향후 정책 방향을 두고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이 위원장은 “(싸움이) 굉장히 힘겹게 시작됐다”며, “오늘날 민주주의가 한 발짝 진보한 데는 여러분과, 뒤에서 지켜본 우리 모두 역할이 있지 않나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방송·통신·미디어 구조 전반에 대해 국정기획위원회로 다양한 의견이 접수되고 있다”며 “그 의견을 우선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국정위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한주 위원장은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으며, 정리 중인 사안이 미디어·방송 부문”이라면서 “다음 주까지 이 부분도 정리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미디어혁신범국민협의체’ 설립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임을 시사한다. 협의체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대응할 법제도와 거버넌스 개편을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정연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남영진 전 KBS 이사장, 권태선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유시춘 EBS 이사장, 김의철 전 KBS 사장 등 언론계 주요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재·해임 사태와 관련된 각종 소송 및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현 정부가 책임 있게 현안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시춘 EBS 이사장은 “소득·지역 격차가 너무 벌어지고 있고, 잘못하면 계급사회로 전락한다”고 지적하며, “EBS의 일부 유료 구독 서비스를 정부 지원을 통해 전 국민에게 무료로 돌려주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정기획위원회 주도로 미디어·방송 정책을 가다듬는 과정에서 여야 및 이해관계자 간 갈등 노출 가능성을 경계하는 의견도 나온다. 언론계 전문가들은 “방송 공공성 회복과 미디어 다양성 보장이라는 목표 아래 제도 설계에 정치적 중립과 투명성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정부 및 국정기획위원회는 향후 ‘미디어혁신범국민협의체’ 구성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구체적인 미디어 개혁 입법·정책을 마련해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정치권도 미디어 정책을 둘러싼 논쟁과 협의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