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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표에도 한산한 관중석”…FIFA 클럽 월드컵 흥행부진→빈자리 채우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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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표에도 한산한 관중석”…FIFA 클럽 월드컵 흥행부진→빈자리 채우기 총력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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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표정의 스탠드, 텅 빈 좌석 사이로 희미하게 울려 퍼지는 응원가. 기대와는 다르게, 세계 축구 최고의 클럽들이 모두 모인다는 자부심도 현장의 공허함을 채우진 못했다. 팬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질적인 풍경 속에서, 조직위는 경기장을 가득 채울 ‘무언가’를 절실히 필요로 했다.

 

2025년 FIFA 클럽 월드컵이 미국에서 거행 중이다. 참가 팀은 32개로 대형화됐고, 벤피카-첼시, 인터 밀란-플루미넨시 등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이 16강전에서 맞붙으며 축구 팬들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 등 미국 내 대형 스포츠 경기장이 무대가 됐다.

“공짜 표 배포”…FIFA, 클럽 월드컵 흥행 부진→빈 관중석 채우기 총력 / 연합뉴스
“공짜 표 배포”…FIFA, 클럽 월드컵 흥행 부진→빈 관중석 채우기 총력 / 연합뉴스

그러나 벤피카와 첼시의 경기가 치러진 6월 29일, 현장엔 예상을 밑도는 2만5천929명만이 자리를 지켰다. 비는 쏟아졌고, 2시간의 경기 중단 사태까지 겹치며 분위기는 침체됐다. FIFA는 관중들의 불편을 달래겠다며 며칠 뒤 열리는 인터 밀란-플루미넨시전 무료 입장권을 1인당 4장씩 제공하는 이례적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공짜 표 배포에도 실질 관중은 2만30명에 그쳤다. 7만4천867석 경기장은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텅 빈 분위기로 남았다.

 

애틀랜타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PSG와 인터 마이애미전 직관객들에게, 도르트문트-몬테레이전 무료 티켓 2장이 추가로 제공됐지만 승부의 열기는 3만1천442명만이 호응하는 데 그쳤다. 만석 기준 7만1천 명 중 절반도 채우지 못한 수치였다.

 

FIFA와 현지 조직위는 빈 좌석이 중계 화면에 드러나는 걸 최소화하기 위해 TV 카메라 방향의 구역으로 관중 배치를 시도하는 등 사후 대책을 이어갔다. 그러나 티켓 무료 배포부터 현장 유치 전략까지 수차례 해법에도 초반의 흥행 기대치엔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조직위는 유럽의 명문 구단,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 등 강호가 8강 이후 토너먼트에 진출할 경우 관중 열기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현지 미디어 역시 이들 팀의 성적에 따라 남은 티켓 판매 결과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클럽 월드컵은 7월 중순까지 미국 전역 경기장에서 계속된다. 경기장 안에서 일어난 팬들의 작은 함성, 무수히 빈 좌석이 남긴 여운. 새 대회의 첫걸음을 응시하는 밤, 또 한 번 축구의 미래와 관객의 자리는 대화가 필요해 보인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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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클럽월드컵#미국#공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