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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이병헌 운명의 전쟁”…초호화 캐스팅, 인간의 경계 흔들다→관객 심장 뛰게 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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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이병헌 운명의 전쟁”…초호화 캐스팅, 인간의 경계 흔들다→관객 심장 뛰게 한 진짜 이유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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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과 이병헌, 그리고 손예진, 이성민, 박희순, 염혜란이 만나자 마치 운명을 품은 연극 무대처럼 짙은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어쩔 수가 없다’ 속 배우들은 눈빛 하나까지 예리한 밀도로 스크린을 채우며 관객의 내면을 흔들었다. 박찬욱 감독은 평범한 회사원 유만수 역에 이병헌을 중심에 세운 뒤, 각기 뚜렷한 개성과 깊이를 지닌 인물을 한 명 한 명 포진시켰다. 손예진, 이성민, 박희순, 염혜란, 차승원, 유연석 등 쟁쟁한 라인업이 이병헌과 대척점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쌓아올렸다.

 

박찬욱 감독은 “모든 배우가 이병헌과 대등한 무게를 관객이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초호화 캐스팅을 택했다”며, 명실상부한 궁합에 대한 이유를 솔직하게 전했다. 이를 통해 모든 캐릭터가 또렷하게 각인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손예진이 연기하는 이미리는 한여름 햇살 아래 비친 이상적인 아내상이지만, 감독은 과장된 이상보다는 진짜 현실 속 여자의 시선에서 균형을 잡았다. 염혜란이 맡은 이아라는 내면의 거센 소용돌이를 품은 팜므파탈로 그려지며, 두 여성이 뚜렷하게 대비되는 면모는 남성성의 드라마를 견인하는 또 다른 코어로 삼았다.

CJ ENM 제공
CJ ENM 제공

특히 박찬욱 감독은 현실적인 남성의 위기를 단순한 연민이나 동정이 아니라 블랙코미디의 결로 견고하게 빚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남자들의 문제를 잘못 파고들면 과도한 연민이 될 수 있다”며, 여성 캐릭터들을 통해 감정의 무게 균형을 재설계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만수의 콧수염에 담은 세월의 흔적, 면접 앞의 단정함, 그리고 변화하는 표정까지, 세밀한 디테일이 극의 흐름을 더욱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어쩔 수가 없다’는 해외 선판매만으로 이미 순제작비 170억 원을 넘어섰고, 토론토국제영화제 국제관객상 수상으로 작품성을 다시 한 번 입증받았다. 내년 아카데미 국제 장편 부문 한국 대표로 선정되며 세계 영화계의 주목까지 받았다. 무엇보다 견고한 연출과 아름다운 미장센, 그리고 인물간 압도적 케미가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드라마틱한 서사의 파도, 인간의 내면을 노크하는 박찬욱 표 질문, 그리고 믿고 보는 배우들의 깊은 시선이 녹아든 ‘어쩔 수가 없다’는 오늘부터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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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어쩔수가없다#이병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