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피자가게 살인 첫 공판”…인테리어 하자 갈등이 키운 비극
서울 관악구 조원동의 한 피자가게에서 흉기를 휘둘러 3명을 숨지게 한 '관악구 피자가게 살인' 사건의 피고인 김동원이 4일 첫 재판에 출석했다.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인테리어 하자 분쟁이 살인으로 비화한 사건의 구조적 허점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4일 오후 김동원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동원은 지난 9월 자신이 운영하던 프랜차이즈 피자가게에서 본사 임원 1명과 인테리어 시공업자 부녀 2명 등 모두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일 김동원은 범행 도구로 사용된 흉기를 미리 준비해놓고, 매장 내부 CCTV를 일부러 가리는 등 치밀한 계획 하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범행 직후 그는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퇴원 후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김동원은 2023년부터 매장을 운영해오던 중 발생한 인테리어 하자 문제로 본사 및 시공업체와 갈등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인테리어 업체가 보증 기간 경과 등을 이유로 무상 수리를 거부하자 불만을 품고 피해자들을 살해할 결심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개업 초기 이미 무상수리가 한 차례 이뤄졌고, 하자 또한 경미한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는 사건의 중대성과 계획적 범죄 정황, 범죄 예방 효과 등을 고려해 지난달 김동원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의 신상을 전격 공개했다. 이에 따라 사회적 파장은 더욱 확산됐다.
이번 사건은 영세 자영업자와 인테리어·본사 간의 분쟁이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며, 사업장 하자보수 제도와 분쟁조정체계의 미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또한, 흉악범 신상공개의 실효성과 사적 복수 범죄의 억제 방안 등 구조적 논의도 뒤따르고 있다.
한편, 피해자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가맹점주와 가맹본부 간의 공정거래 환경 개선, 분쟁 시 중재·조정 제도의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법원은 이날 피고인 심문과 증거 조사 등을 거쳐 향후 공판 절차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경찰과 검찰은 “계획 범행 여부와 구체적 경위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영세 자영업자 지원제도와 분쟁조정 시스템 정비 등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