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김종국, 50년 전 부산 소년 잔혹극→침묵을 깨운 분노
봄날 따스한 기운도 미처 닿지 못한 골목길, 차마 마주할 수 없는 공포가 50년의 세월을 넘어 시청자 앞에 데려온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오늘, 김종국과 임하룡, 정은지가 부산의 어린이 연쇄 실종·살인 사건을 다시 맞닥뜨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들이 마주한 장면은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세상이 버텨야 했던 가장 아린 침묵과 분노를 품었다.
부산을 뒤덮은 절망의 1970년대, 5세와 7세 어린이가 차례로 사라지고, 도시 전체가 얼어붙었던 그날로 시청자는 이끌렸다. 당시를 기억하는 취재 기자 조갑제는 “공포영화 같았다”고 토로하며 거리에 맴돌던 불안과 침묵, 집집마다 드리운 공포의 그림자를 소환했다. 거리의 아이들은 해가 지기 무섭게 자취를 감추었고, 부모들은 밤늦도록 학교 앞을 떠나지 못했다.

김종국은 분노를 삼킬 듯 “진짜 미쳤네 진짜”, “범인은 즐기는 거 같아”라고 외쳤다. 장도연마저 “오빠 표정이 나를 한 대 칠 것 같다”라고 긴장감을 전했다. 임하룡은 “아이들이 손주 같다”며 고개를 떨구었고, 정은지는 끝내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이런 생각을 하느냐”며 눈물을 터트렸다. 세 리스너가 각자의 자리에서 고통을 품는 순간, 스튜디오엔 비통한 침묵만 흘렀다.
범인의 메시지 ‘후하하 죽였다’가 새겨진 아이의 몸, 경찰의 몽타주 대량 배포, 수천 번 열린 반상회, 택시 기사들의 동참까지. 부산 전체가 작은 단서 하나에도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사건의 그림자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그날을 지켜본 이들의 숱한 증언과 아픈 기억이 이어지며, 세월마저 넘는 슬픔이 화면을 감쌌다.
오늘 밤 10시 20분 방송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두 번째 특집 ‘내 아이가 사라졌다–후하하 죽였다 범인의 메시지’ 편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두려움과 분노, 아물지 못한 상처로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