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 진단”…FDA 승인, 의료 패러다임 흔든다
혈액 기반 진단기술이 알츠하이머 조기 선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5일(현지시간) 로슈진단과 일라이릴리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혈액 진단기기 ‘일렉시스(Elecsys)’를 승인했다. 양사는 인산화 타우(pTau181) 단백질을 정밀 측정하는 기술로, 기존 신경학적 검사에 비해 접근성과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는 이번 승인을 “비용·시간·환자 부담 감소를 견인하는 조기진단 혁신”으로 해석하고 있다.
로슈진단과 일라이릴리의 ‘일렉시스’는 인지기능 저하 및 초기 알츠하이머 신호를 보이는 55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 내 인산화 타우(pTau181) 수치를 측정한다. 임상시험(312명 참여) 결과, 97.9%의 음성 예측도를 기록해 아밀로이드 병리 등 다른 인지저하 질환과의 감별력을 증명했다. 이는 기존 진단 방식인 뇌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 뇌척수액(CSF) 검사에 비해 훨씬 비침습적이며, 현장에서의 검사 시간 및 비용 부담이 현격히 낮다.

혈액 검사 기반 진단은 특히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의 선별 효과가 기대된다. 의료진은 병리 관련성을 신속히 판단해 초기 대응 전략을 모색할 수 있고, 환자는 불필요한 고비용 영상진단 절차를 줄일 수 있다. 로슈진단은 “일렉시스는 1차 진료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혈액 검사”라며 “알츠하이머 병리 배제로 의료체계 전반의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PET, CSF 방식의 한계를 극복한 점이 주목된다. PET 등은 고가의 장비와 전문 인력, 시간 소요 등이 진입장벽이었지만, 일렉시스 혈액 검사는 보다 넓은 의료 환경에서의 확장성이 높다. 일라이릴리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 역시 “1차 진료 현장서 알츠하이머 조기 개입이 가능해진다”고 평가했다.
현 시점에서 미국 FDA가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 검사에 승인을 내린 것은 세계적으로 의료 접근성 확장과 조기 예방 전략 가속을 의미한다. 유럽, 일본, 국내에서도 관련 기술의 임상 및 인증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식약처 등 각국 규제기관은 제품 신뢰성과 데이터 표준화, 의료현장 도입 후 환자 관리 문제 등에 대한 사전 검증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혈액 진단기술이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의 표준변화에 신호탄이 될 수 있다”며 “기술과 임상 데이터의 축적, 보험제도 등 제도 개선이 함께 수반돼야 산업적 파급효과가 현실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 진단이 실제 의료 시스템 전반에 안착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