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구 투혼의 승부”…장두성, 폐출혈 불굴 플레이→롯데 역전승 견인
두 손을 꼭 쥐고 주자를 격려하던 한 외야수가 있었다. 고통 속에서도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모습에 관중 모두가 숨을 죽였다. 장두성의 혼신을 다한 순간이, 롯데에 극적인 승리를 선물했다.
13일 롯데 자이언츠는 장두성이 1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의 원정경기에서 투혼을 불태우다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 롯데 구단 측은 장두성이 폐 타박에 의한 출혈 증세로 4~5일간 입원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진 결과에 따라 향후 재활 일정이 결정될 전망이다.

장두성은 7-7로 팽팽히 맞선 10회초 1사 상황에서 과감하게 주자로 나섰다. 상대 투수 박영현의 견제구가 옆구리를 강타했지만 아픔을 이겨내고 2루에 전력질주, 마침내 세이프 판정을 얻는 투혼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오른쪽 옆구리 통증과 함께 피 섞인 구토 증세를 호소했고, 트레이닝 코치의 신속한 대처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기장 안팎에는 그의 플레이가 남긴 여운이 길게 맴돌았다.
올 시즌 장두성은 6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 도루 9개를 기록하면서 팀의 공격에도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주전 중견수 황성빈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11일 kt전에서는 1-3으로 뒤지던 8회 1사 만루 상황에서 박영현과 11구째 대결을 펼친 끝에 결국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상대 투수의 체력을 소진시키며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삼진이지만 팀에 큰 힘이 됐다. 이런 플레이가 분위기를 바꾼다”고 칭찬했다. 12일 연장 10회에도 장두성의 희생플레이가 돋보였다. 1사 2루 기회를 장두성이 만들어낸 직후, 고승민과 레이예스, 전준우의 연속 볼넷이 이어져 결승점을 뽑아냈고, 이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타선이 추가 5점을 더해 승부의 추를 완전히 가져왔다.
비록 장두성은 부상으로 당분간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지만 그의 근성 넘친 플레이는 선수단은 물론 응원석에서도 진한 감동을 남겼다. 부상 투혼의 결과 롯데는 값진 한 승을 챙겼고, 순위 경쟁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균열진 몸으로도 평정심을 잃지 않은 장두성의 이날 플레이가 누구보다 큰 울림을 전했다. 롯데의 다음 경기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홈 팬들과 함께 날씨만큼 뜨거운 응원의 바람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