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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협력·스캠 범죄 공조 방안 논의”…이재명 대통령,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위해 말레이시아 방문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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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협력 구상과 스캠 범죄 대응 전략을 둘러싼 외교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6일부터 27일까지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한-아세안 전략적 동반자관계 강화와 온라인 범죄 대응, 한중일 다자 협력 등 포괄적 의제를 포함하며, 각국 정상들과의 회담을 통해 한국의 외교 전략 방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 대통령은 출장 첫날인 26일, 현지 동포들과의 만찬 간담회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열며, 27일에는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온라인 스캠범죄 공동대응, 전략 동반자관계 발전 등 현안을 협의한다. 이어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연이어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아세안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발전을 강조하는 한편, 이어지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역내 다층적 협력과 미래지향적 관계 강화 방안에 무게를 둘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투자와 방위산업 등 실질적 협력 강화를 논의한다.

 

특히, 첫 정상회담 상대를 캄보디아로 정한 배경엔, 협력 관계 전반 논의와 함께 최근 대학생 고문 사망 등 범죄 문제가 부각된 데 따른 대응 필요성이 작용했다. 위성락 실장은 “캄보디아 측의 제안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해왔고, 범죄문제 또한 양자간 현안으로 다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캠 범죄가 여러 국적자가 연루된 국제적 문제이기 때문에, 캄보디아와의 공조뿐 아니라 다자적 대처가 필요하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아세안 현장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외교안보 라인 역시 아세안+3 협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위 실장은 “한중일 3국 협력의 선순환적 강화와, 미래 전략 분야(인공지능 등) 협력이 이번 논의의 핵심”이라며, “한반도 평화 공존의 새 시대에 대한 우리의 구상을 함께 공유하고 아세안의 지지와 기여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준비 및 나머지 정상외교 일정엔 조현 외교부 장관,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대표단으로 참여한다. 정부는 아세안 연대 강화를 이번 순방의 중점 성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아세안 일정이 한-아세안 중시 기조 재확인을 넘어, 동남아 시장확대·역내 안전망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할지에 주목한다. 전문가들은 스캠 범죄 등 범국가적 현안의 공동 대응체 구축이 한국 외교력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정부는 향후 아세안 및 한중일 협의체 등을 중심으로 전략 동반자관계 강화와 온라인 범죄 대응 심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방침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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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아세안정상회의#캄보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