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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조금 더 특별해진 풍경”…순창에서 만나는 치유와 체험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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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 조금 더 특별해진 풍경”…순창에서 만나는 치유와 체험의 하루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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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흐린 날씨에도 일부러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맑은 하늘만이 ‘여행의 날’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은은한 구름 아래 한적하게 걷는 작은 사색이 순창의 일상이 되고 있다.  

 

순창을 찾으면 가장 먼저 강천산군립공원이 마음을 맞아준다. 여름에도 숲은 촉촉하게 살아 있고, 계곡을 따라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은 “흐린 날이 오히려 걷기에 딱 좋은 시간이 된다”고 느낀다. 쏟아지는 햇살 대신 부드러워진 빛, 조금은 덜 분주한 산책로, 곳곳에 머무는 바람이 쌓인 피로를 천천히 걷어간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강천산군립공원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강천산군립공원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기온은 29.2도, 체감온도는 30도에 육박하지만 습도 64%가 가져오는 촉촉함과 쾌적한 미세먼지·초미세먼지 ‘좋음’ 상태가 이곳 트레킹의 만족감을 높여준다.  

근처 강천힐링스파를 찾는 가족들은 “흐린 날에 실내외 스파를 여유롭게 즐기니 평소보다 조용하고 쾌적하다”고 표현한다. 때론 유리벽 너머로 흐르는 구름을 바라보며, 때론 온수에 몸을 맡긴 채 무심히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순창발효테마파크 역시 흐린 날씨에 특별한 인기다. 아이와 함께 찾아도, 혼자여도 반가운 이곳은 고추장의 원리를 배우고, 다양한 체험관에서 손맛을 느끼며 조용히 나만의 속도를 찾을 수 있다. 실내외 공간이 잘 구분돼 있어, 우중충해진 오후에도 깔끔하게 하루를 채울 수 있다.  

 

체계산출렁다리를 걷는 발걸음도 가볍다. 스릴을 찾는 이들에게는 아찔한 재미, 운치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탁 트인 구름 속 풍경이 한 번에 다가온다. 어느새 휴대폰을 꺼내 ‘흐린 하늘 인증샷’을 남기는 사람들도 많다.  

 

강천사로 향하는 길엔 갑작스러운 고요가 감돈다. 천년 고찰을 둘러보며 숲 사이를 걷다보면 “떠드는 세상이 조금 멀어진 듯”한 느낌을 선물 받는다. 순창의 자연과 문화, 쉼이 모두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순창에서의 하루를 경험한 여행객들은 “흐린 날씨가 변수가 아니라 오히려 장점이 된다”고 공감한다. SNS에도 “여유롭고 쾌적한 순창 여행, 흐림도 충분히 멋지다”는 인증이 늘어난다.  

 

여행 트렌드 전문가들은 “날씨에 상관없이 일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감각, 평소에 놓치기 쉬운 천천함에 주목하는 것이 요즘 여행의 본질”이라 말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순창의 흐린 하루는 경험해본 사람만 아는, 조금 특별한 일상의 리듬이 되고 있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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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강천산군립공원#발효테마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