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의료기기 성장세 뚜렷”…국내 ICT 중심 시장재편→체외진단 감소와 대비
국내 의료기기 산업에서 디지털의료기기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산업 실적 분석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앞세운 디지털의료기기가 생산과 수출 양면에서 괄목할 성장률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침체 국면이 이어졌던 체외진단 의료기기와는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이와 함께, 의료기기 시장은 다변화 흐름과 제조업체의 꾸준한 증가세라는 구조적 변화를 동시에 품었다.
2024년 디지털의료기기 생산액은 5,472억 원, 수출액은 4,594억 원(3억3,400만 달러)을 각각 기록해 전년 대비 32.4%, 45.4%의 높은 신장세를 나타냈다. 수입액이 4.4% 감소하며 국내 기술력의 자립도를 높였고, 이는 전체 생산액이 수입액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구조적 변환으로 이어졌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혁신이 단연 돋보였으며, 인공지능이 적용된 초음파영상진단장치는 생산·수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AI 기반 생체신호분석 독립형 소프트웨어, 치과영상분석 소프트웨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산업 전체로 볼 때, 2024년 국내 의료기기 총 생산액은 11조 4,267억 원, 수출액은 7조 1,700억 원으로 각각 1.0%, 1.4% 증대됐다. 수입은 6조 2,877억 원으로 2.7% 감소하였으나, 무역수지는 8,823억 원 흑자로 5년 연속 긍정적 기조를 유지했다. 치과용 임플란트가 2년 연속 생산·수출 부문 1위를 지키며 강세를 보였고, 매일착용 소프트콘택트렌즈는 수입품목 선두를 유지했다. 시장 다변화 역시 두드러져, 미국·중국 등 기존 주요 수출시장의 비중이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유럽과 동남아, 남미 국가로의 수출이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반면, 체외진단의료기기는 엔데믹 여파로 생산액 9,973억 원, 수출액 9,4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8%, 19.1% 감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감염체 면역검사시약 등 팬데믹 특수에 힘입었던 품목의 글로벌 수요 축소가 지속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제조·수입업체도 성장 곡선을 탔다. 2024년 국내 의료기기 제조·수입업체는 7,404개소(제조 4,346개·수입 3,058개)로 전년 대비 3.0% 늘었고, 종사자 역시 15만 740명(4.0% 증가)으로 조사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디지털헬스 강국 실현을 목표로 혁신의료기기, 신개발의료기기의 신속 시장진입을 돕겠다”며, “글로벌 규제 선도와 함께 디지털 의료기기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의료기기 산업 패러다임이 디지털·ICT 기반으로 본격 전환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연구개발 집중과 글로벌 기술 표준 확립이 향후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