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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자회사 파업 후폭풍”…현대차·기아 생산라인 마비→부품공급망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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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자회사 파업 후폭풍”…현대차·기아 생산라인 마비→부품공급망 위기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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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의 생산 자회사 모트라스와 유니투스가 동시 파업에 돌입하면서 현대차와 기아 등 완성차 생산라인이 연쇄적으로 멈췄다. 노동조합이 미래 고용 100% 보장과 완성차와 동일한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며 조업을 중단한 데 따라, 시황 악화와 공급망 불안이 중첩된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이다. JIT(적시생산방식)에 기반한 생산 체계 우위가 오히려 부품 공급 충격의 파급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파업은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노조가 오전과 오후 근무조가 4시간씩 부분 파업을 단행하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부품 공급 중단 여파로 현대차 울산공장 및 기아 오토랜드 광주 1·2공장이 즉각 조업 중단에 들어갔다. 현대차의 울산공장은 부품 재고 부족으로 대부분의 생산라인 가동률이 현저히 하락했고, 특히 모트라스에서 납품하는 전자장치 모듈의 결품이 생산 중단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기아의 오토랜드 광주 1·2공장 역시 스포티지, 쏘울, 셀토스 등 1천여 대에 달하는 완성차의 하루 생산이 차질을 빚는 상황에 직면했다.

현대모비스 자회사 파업 후폭풍”…현대차·기아 생산라인 마비→부품공급망 위기
현대모비스 자회사 파업 후폭풍”…현대차·기아 생산라인 마비→부품공급망 위기

노조의 파업 요구는 ‘고용 100% 보장’과 ‘완성차 기준 임금 및 성과급 지급’이다. 사측이 7만8천 원 인상안을 내놨으나 노조는 현대차 노사의 10만 원 인상 합의와 비교해 불평등을 문제 삼았다. 현대모비스는 모트라스, 유니투스 등 자회사를 설립해 전국 협력사를 통합, 경영 효율화와 핵심부품 전문 생산을 추진했으나, 정작 자회사의 공급 차질이 모기업과 계열사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봉이 업계 최고 수준인 부품사 파업의 부담은 2·3차 협력사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현대모비스와 완성차 기업들은 대체 인력 투입과 일부 생산라인 재가동 등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노조가 추가 파업 카드를 예고하며 협상은 더욱 난항을 겪는 실정이다. 한편, 생산 자회사 파업이 반복될 경우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체가 주요 부품을 내재화하고 자체 생산역량을 확대할 가능성 또한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현대차와 기아의 노사 합의에는 변속기, 전동화 부품, 전륜 변속기, 수소연료전지 등 주요 부품의 자체 양산 전환 계획이 명시됐다. 이는 미래 공급망 구조가 부품사-완성차 분업에서 완성차 중심 내재화로 옮겨갈 지각변동의 신호로도 읽힌다.  

 

업계는 지난해 현대트랜시스 파업으로 촉발된 울산공장의 하이브리드 변속기 내재화 사례 등 선례에 비춰볼 때, 반복되는 부품사 파업이 완성차업계의 탈(脫)외주화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차 산업 관계자는 “공급망 리스크가 상존하는 한, 완성차 스스로 부품 조달 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2024년 상반기 적자에서 2분기 흑자로 힘겹게 전환한 현대모비스 역시, 노조가 요구하는 완성차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위해서는 수천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전반에 파급되는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자동차 공급망의 구조 전환과 향후 완성차-부품사 간 협력 구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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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