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 크리스티, 추억을 아로새기다”…‘바람에 실려’ 원곡의 시간 멈추다→음악계는 먹먹한 이별
빛바랜 사진 속에서 흘러나오는 루 크리스티의 목소리는 세월을 가로질러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라이트닝 스트라이크스’가 흐르던 순간은 수많은 청춘의 기억을 소환했고, 미국 소프트 록을 대표하던 그의 감미로운 가성은 단순한 추억을 넘어 대중의 심장에 오래 각인됐다.
루지 앨프리도 조배니 새코라는 이름으로 피츠버그에서 태어난 루 크리스티는 1961년 뉴욕에 첫발을 내딛으며 음악 인생을 시작했다. 닉 센치와의 운명적 만남을 통해 ‘크리스티’라는 이름을 얻게 된 그는, ‘더 집시 크라이드’와 ‘라이트닝 스트라이크스’로 음악계에 강렬한 인장을 남겼다. 이 곡들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1위에 오르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특유의 독특한 가성은 동시대 아티스트들과 뚜렷이 구별됐고, 다이애나 로스, 딕 클라크와 함께한 ‘캐러밴 오브 스타즈’ 투어에서 더욱 큰 박수와 사랑을 받았다. 1966년에는 ‘랩소디 인 더 레인’을 발표하며 대중의 시선을 또 한 번 사로잡았다. 국내에서는 ‘새들 인 더 윈드’가 하남석의 ‘바람에 실려’로 리메이크돼 또 다른 감성이 얹혀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점 역시 그의 남다른 음악적 유산을 말해준다.
빠르게 변모하는 음악계의 흐름 속에서도 루 크리스티는 2004년까지 조용히 음반 작업을 지속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프랭키 아발론, 파비안과 ‘골든 보이즈’ 멤버로 또 한 번 관객 앞에 섰다. 초심을 잃지 않은 음악가로서, 세대를 초월한 무대를 선사한 루 크리스티의 선택은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남겼다.
루 크리스티가 떠났다는 소식에 음악계는 엄숙한 슬픔에 잠겼다. 피츠버그의 소년이 스타가 되기까지 거쳐온 모든 순간 뒤에는 진정한 사랑과, 음악을 향한 한결같은 마음이 있었다. 그가 남긴 수많은 노래들은 다시금 추억이 돼, 멈추지 않은 선율로 우리 곁을 맴돈다.
루 크리스티의 영면 소식은 향후 음악계를 가로지르는 울림이 될 전망이다. ‘라이트닝 스트라이크스’와 ‘바람에 실려’의 원곡 가수로 기억될 그의 이름은 세대를 넘어 기억될 것이며, 시대를 잇는 음악의 힘을 다시금 상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