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의지 재확인”…김효주, US여자오픈 출전→모든 것 쏟는다
경기 시작 전, 김효주의 표정에는 묘한 긴장감과 기대가 동시에 묻어났다. 오랜만에 다시 마주하는 메이저 무대에서 그는 한 번쯤 넘어서지 못했던 벽을 향해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주, 김효주는 자신의 커리어에서 또 한 번의 가장 뜨거운 도전을 시작한다.
여자 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제80회 US여자오픈이 29일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 힐스 골프 코스에서 막을 올렸다. 김효주는 9번째 출전이라는 경험을 안고 새로운 각오로 티박스에 올라선다. 2018년, 그는 에리야 쭈타누깐과의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경험했다. 무려 7타 차를 쫓아가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아쉽게도 마지막 홀의 벽을 넘지 못한 기억이 있다.

이에 따라 김효주는 US여자오픈 무대에서 당시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내비쳤다. “그때 아쉬움이 컸던 만큼, 이번에는 꼭 보완하고 싶다”는 말 속에는 성장과 집념이 고스란히 담겼다. LPGA 투어 통산 7승을 자랑하는 김효주는 올 시즌 CME 글로브 포인트 2위(1,052.125점), 올해의 선수 포인트 3위(59점)를 기록하며 최고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5월에는 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 아람코 챔피언십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는 등 국내외 무대에서 손끝의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효주는 에린 힐스의 바람과 긴 코스, 까다로운 페어웨이까지 US여자오픈 특유의 어려움 속에서 “모든 것을 쏟겠다”며 결연한 태도를 보였다. “코스가 길고 바람이 많은 링크스 스타일이다. 집중력을 높여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목소리는 이번 대회의 치열함을 예고한다.
한편, 올해 US여자오픈에는 김효주를 포함해 KLPGA 소속 6명을 비롯해 총 25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한다. LPGA 진출을 꿈꾸는 대표 장타자 황유민도 첫 출전의 기회를 맞아 “일찍 현지에 적응해 연습 라운드도 잘 마쳤다. 파 세이브 위주의 전략으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황유민은 컷 통과와 자신의 준비를 입증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6월 초 나흘간 치러지는 US여자오픈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메이저 무대다. 김효주를 비롯한 한국 선수들의 거침없는 도전과 무수한 변수들이 에린 힐스를 한층 특별한 격전지로 만든다. 스코어카드 위에 적힐 숫자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지만, 매 순간 쌓여가는 작은 승부들 속에서 이들이 새롭게 써 내려갈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그저 한 번의 경기, 한 번의 도전이 아니라, 쉼 없이 나아가는 발걸음과 그 안에 담긴 성장의 흔적이 팬들에게 전해진다. 차분한 서늘함 끝에 깃든 희망과 긴장은 화면 너머로 고요하게 퍼진다. US여자오픈의 열전은 6월 초 일정과 함께 골프 팬들의 긴 여정에 동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