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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통과”…韓, 애플·구글 우회수수료 논란에 ‘주목’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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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글로벌 최초로 인앱결제(앱 내 결제) 강제 금지법을 시행한 이후, 애플과 구글이 기존의 높은 수수료 체계를 실질적으로 유지하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에픽게임즈 고위 관계자는 한국이 마련한 세계 첫 인앱결제 규제법이 전 세계 시장 판도에 영향을 주고 있으나, 애플과 구글 등 플랫폼 사업자들의 우회적 수수료 부과와 제한적 결제 방침이 실효성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앱결제 구조는 전통적으로 양대 앱마켓 사업자가 모든 내장형 결제에서 정률로 30% 안팎의 수수료를 개발자나 서비스 업체에 부과해 왔고, 이에 대한 학계·산업계 비판 역시 꾸준했다. 업계는 최근 한국의 입법을 ‘글로벌 앱마켓 규제정책 경쟁’의 신호탄으로 평가한다.

 

지난 14일 진행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에픽게임즈 바카리 미들턴 부사장은 “한국이 시장에 중대한 선례를 남겼지만, 이후 애플과 구글은 다양한 우회책으로 법 취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구글은 대체 결제 선택 시, 경고 메시지와 다수의 안내 스크린을 도입해 사용성을 의도적으로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구글과 애플은 제3자 결제나 외부 결제 옵션을 추가했음에도, 애플은 한국에서 여전히 30% 수수료를 부과하고, 제3자 결제 시 수수료를 4%포인트만 인하 중이다. 구글 역시 외부 결제 차별적 처리 및 경고 창 도입으로 인한 불편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러한 운영 방식은 기존 수익 모델의 본질적 전환을 피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최근 캘리포니아 법원이 애플의 제3자 결제 수수료 부과를 전면 금지하도록 판결을 내렸다. 에픽게임즈는 구글 측과의 소송에서 만장일치로 승소함에 따라 시정조치가 예고됐다. 호주, 영국 등에서도 유사 소송이 확산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앱마켓 플랫폼 공정성’ 이슈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애플 측은 “대부분 개발사는 15% 수수료만 부담하며, 자체 플랫폼의 신뢰성과 보안을 토대로 개발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국 앱마켓법은 플랫폼 사업자에 대체 결제 허용을 의무화했지만, 수수료 산정 방식이나 우회 방지에 대한 추가 입법·정책 논의가 남아 있다. 미국·호주·유럽 주요국도 앱마켓 생태계 내 불공정 거래와 수수료 체계에 대해 강도 높은 법제화를 진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플랫폼 기업의 실질적 시장지배력 변화와 개발자 권익 보호를 둘러싼 규제·산업 정책 경쟁이 앱마켓 시장의 새 변곡점으로 부상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산업계는 한국의 선도적 입법과 글로벌 판례가 실질적으로 시장에 뿌리내릴지 주시하고 있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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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애플#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