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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수해의 상처 속 가족 품으로”…아름이네 삼 남매, 마을회관 여름 끝자락→남은 희망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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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수해의 상처 속 가족 품으로”…아름이네 삼 남매, 마을회관 여름 끝자락→남은 희망 어디에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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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터전을 한순간 잃어버린 충청남도 예산에서, 아름이네 삼 남매와 할머니, 할아버지는 한여름 마을회관의 좁디좁은 공간에서 서로를 다독이며 매일의 시간을 견뎠다. KBS1 ‘동행’이 담아낸 그 여름날의 풍경 속에는 흙탕물과 시린 한숨, 그리고 손끝에서 번지는 작은 희망이 교차한다. 할머니 지어주는 반찬 한 조각에 깃든 배려와, 무너진 집을 향한 동생들의 그리움, 어른들의 굵은 눈물은 보는 이의 마음 한구석을 오래도록 적신다.

 

벗겨진 도배와 장판, 썩어가는 나무 기둥의 현실보다 어쩌면 더 고통스러웠던 것은 한 해 농사가 무너진 뒤의 막막한 앞날이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매번 아이들 앞에서 침묵을 삼키지만, 삼 남매는 조용히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텃밭을 정리하고, 남은 살림살이를 정돈하며, 마을 어르신들의 심부름까지 도맡는 이들의 일상은 가족의 품을 다시 찾고픈 간절함이 하루를 지탱하게 한다. 막내는 흙탕물을 딛고 약이 필요한 할머니를 위해 집으로 들어서며, 둘째는 소중한 책가방을 지켜냈다. 가장 큰 위로는 역시, 서로를 놓지 않는 동행이었다.

“수해 후엔 상처만 남았을까”…‘동행’ 아름이네 삼 남매, 마을회관에서의 여름→가족의 품으로 가는 길 / KBS
“수해 후엔 상처만 남았을까”…‘동행’ 아름이네 삼 남매, 마을회관에서의 여름→가족의 품으로 가는 길 / KBS

비워져 있는 집, 낯선 회관에서의 불편한 잠자리, 상실감과 두려움 사이에서도 가족은 등을 맞대고 길을 찾는다. 오랫동안 부모 대신 곁을 지켜준 할머니, 할아버지와 삼 남매의 일상에는 슬픔뿐 아니라 놀라운 생명력과 애틋함이 깃들어 있다. 노란 해가 질 무렵, 집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는 아이들의 마음엔 소소한 일상의 온기가 아직 남아 있다. 마을과 가족을 지키려는 이들의 손길들이 모여, 상처 입은 마을에도 한 줄기 희망이 퍼지고 있다.

 

KBS1 ‘동행’은 기록적인 수해 후의 삶을 담으면서,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강인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는다. 아름이네 삼 남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풍파 속에서도, 지켜낼 품이 있다는 사실에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다. ‘동행–수해 그 후 다시 집으로’ 편은 폭우가 남긴 아픔과 그 너머의 따뜻한 연대, 회복의 시간을 8월 8일 금요일 밤에 이야기한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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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아름이네삼남매#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