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협정과 WHO 재정재편”…중국, 국제 보건 리더십 강화→미국 이탈 속 영향력 주목
세계보건기구(WHO)는 감염병 대유행의 공동 대응을 위한 ‘팬데믹 협정’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며 보건 거버넌스의 새 이정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이 WHO를 떠나며 핵심국가의 이탈이 현실화됐고, 중국이 재정 공여 확대와 다자협력 강조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IT/바이오 산업계와 국제사회의 시선이, 세계 백신 및 치료제 분배의 규범이 전환되는 이 중대한 순간에 집중되고 있다.
사상 최초로 도입된 팬데믹 협정은 백신, 치료제, 진단도구 등 감염병 대응 자원을 전 세계에 공평하게 공급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데이터 기반으로 명문화했다. 특히, 제약사에는 감염병 선포 시 WHO에 생산량 20%를 신속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신속한 기술 이전과 글로벌 공급망 확보의 제도화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그러나 강제 이행 조항의 부재, 회원국별 이익 차이, 미국 불참 등 구조적 한계가 동시에 드러났다. 국제 백신 접근성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노력 이면에, 여전히 강대국 간 정치적 긴장이 글로벌 보건협력의 장애 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실제로 이번 협정 발효는 병원체 대응 및 이익공유 시스템(PABS) 추진, 60개국 비준 등 복잡한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이번 결의는 2026~2027년 WHO 예산 21% 삭감, 회원국 분담금 인상과 맞물리며 보건재원의 지속가능성 문제도 부각시켰다.

중국은 WHO에 5년에 걸쳐 5억 달러의 추가 재정 지원을 약속하며, 공식적으로 최대 공여국 지위를 확보했다. 류궈중 중국 부총리는 세계보건총회에서 “일방주의는 보건 안보에 위협을 가한다”며 다자주의 복원을 촉구했다. 반면, 미국은 팬데믹 협정이 ‘WHO 실패의 고착화’라며 이탈을 공식화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 보건 전문가들은 “중국의 기여 확대는 개도국 백신 접근성 개선에는 순기능이 있으나, WHO 정책의 전략적 중립성 유지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로이터, 2024년 6월 21일). 향후 팬데믹 협정의 실질적 이행력과 중국의 국제 보건 거버넌스 영향력 확대가 IT/바이오 산업계와 국제정치에 주는 파장은 깊은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