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 슈퍼세이브 연발”…울산, 안양에 덜미→끝나지 않은 무승 행진
비구름이 드리운 울산문수축구경기장. 홈팬들은 빗속에서 선수들의 한 동작, 한 호흡에 시선을 고정했다. 경기 내내 조현우의 동물적인 반사신경이 울산의 골문을 지키는 장면에서는 안도의 숨결과 탄식이 반복됐다. 모두가 답답한 영점 조준 속에서도, 승리를 좇는 갈증은 멈추지 않았다.
울산 HD가 다시 한 번 리그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1일 오후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0라운드에서 울산 HD는 FC안양과 0-0으로 비기며 시즌 5경기 연속 무승에 머물렀다. 경기력 반등을 노린 감독 교체 이후에도 좀처럼 승점 3점의 사냥에는 성공하지 못한 모습이다. 현재 울산 HD는 승점 36점으로 12개 팀 중 9위에 머무르며, 하위스플릿 추락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경기의 무게 중심은 울산이 쥐었지만 마무리는 늘 아쉬웠다. 팀의 최전방 공격수인 말컹이 결장하는 가운데, 점유율에서는 우위를 점했으나 결정적인 슈팅 기회 창출에는 번번이 애를 먹었다. 반면, FC안양은 전반 42분 결정적인 골 찬스를 잡았다. 골키퍼 롱킥에 이은 모따의 헤딩 패스 이후 문성우가 일대일로 조현우와 맞섰으나, 조현우의 육중한 손끝에 득점을 놓쳤다. 바로 이어진 야고의 왼발 슈팅마저 골대를 때리며 양 팀 모두 탄식이 흘렀다.
후반전에도 치열한 힘겨루기는 계속됐다. FC안양은 김동진의 크로스에 에두아르도가 논스톱 왼발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도 불운하게 골대를 맞혔다. 울산과 안양 모두 이기기 위해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조정했으나, 결국 끝까지 골망은 흔들리지 않았다. 양 팀은 득점 없이 승점 1점씩을 나눠 가졌다.
이날 무승부 결과, 울산은 10위 수원FC와 승점 차가 2점에 불과해 잔류권 경쟁의 거센 바람에 휩싸였다. FC안양은 4연승 행진이 멈췄지만, 4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8위(승점 37)를 유지했다. 리그가 33라운드만을 남겨둔 가운데 상위·하위스플릿이 걸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질척한 그라운드 위에 새겨진 90분의 긴장. 함성도, 아쉬운 한숨도 빗물에 흐려졌다. 팬들은 이날도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남은 라운드마다 드라마가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