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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에 멈춘 그라운드”…KBO리그 4경기 취소→여름 일정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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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에 멈춘 그라운드”…KBO리그 4경기 취소→여름 일정 흔들리나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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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어진 빗줄기가 구장의 모든 소음을 삼켰다. 서둘러 우산을 펼친 관중들은 어깨를 내리고 텅 빈 응원석을 돌아보았다.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짓누르며 올 시즌 프로야구는 또 한 번 예기치 않은 휴식에 들어갔다.

 

13일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될 예정이던 KBO리그 네 경기가 모두 우천 취소됐다. 잠실에서는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가, 인천에서는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가, 대구에서는 kt wiz와 삼성 라이온즈가, 그리고 대전에서는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가 제대로 시동조차 걸지 못했다. 전국을 덮은 장맛비는 각 구장의 안전과 경기 진행 모두를 방해할 만큼 거셌다.

“장마로 경기 취소”…잠실·인천·대구·대전 네 경기→일정 재조정
“장마로 경기 취소”…잠실·인천·대구·대전 네 경기→일정 재조정

KBO와 각 구단, 심판진은 오후부터 이어진 집중호우에 경기 진행의 불가능함을 판단했다. 실제로 서울, 인천, 대구, 대전 등 주요 경기장 인근에선 곧게 쏟아지는 비와 미끄러운 그라운드 탓에 선수단 이동 자체도 쉽지 않았다. 특히 선수 보호와 관중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올 시즌 들어 가장 큰 규모의 동시 우천 취소가 결정됐다.

 

공식 발표 직후 팬들의 허탈한 한숨이 이어졌다. 전국 각지에서 예매를 마친 관중은 빠르게 귀가했고,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와 SNS로 신속한 환불 안내와 재경기 일정 공지를 시작했다. 이처럼 장마철이 본격화되며 리그 일정과 순위 레이스도 더욱 가변적인 양상을 보이게 됐다.

 

통계적으로 올해 장마는 이례적으로 일찍, 그리고 집약적으로 몰아친다는 예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규 시즌 일정 변경, 선수 컨디션 관리, 상위권 팀들의 경쟁 구도까지 야구장 밖에서 시작된 전략 싸움도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연속된 우천 취소가 트레이드, 로테이션, 팬 서비스에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각 팀은 잠시 멈춘 시간을 팀워크 다지기와 컨디션 조율의 계기로 삼겠다는 분위기다. 한국야구위원회는 “팬들의 안전과 최적의 경기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후 일정을 재편성하겠다”고 전했다.

 

정적이 감도는 그라운드 위로 장맛비가 속삭인다. 일상의 드라마로 다시 뛰어들기를 기다리는 시간, 야구는 잠시 멈췄다. 다음 경기는 14일 각 팀의 홈에서 펼쳐질 예정이지만, 계속되는 빗줄기가 또 한 번 경기장의 불빛을 삼킬지 시선이 쏠린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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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우천취소#장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