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85% 급락…개인 2조5,660억 매수에 4,000선 방어”
코스피가 5일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 속에서도 개인 투자자의 2조5,660억 원 순매수에 힘입어 4,000선을 간신히 지켰다. 시장에서는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 주체별 매수·매도 양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6% 넘게 급락했다가,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2.85% 내린 4,004.42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2조5,180억 원 가량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긴 반면, 개인은 최근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방어에 나섰다. 지난달 6조9,060억 원을 순매도했던 개인이 이달 들어 3일 6,260억 원, 4일 2조7,010억 원, 이날 2조5,660억 원 매수에 나선 점이 눈길을 끈다.

외국인은 이달 연속 매도세를 확대하며 3일 7,950억 원, 4일 2조2,280억 원, 이날 2조5,180억 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는 지난달 5조3,370억 원 순매수와는 대조적이다. 미국 증시 약세 등 대외변수와 함께 반도체 등 대형주에서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지며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변동성은 더욱 가팔랐다.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7개월 만에 발동됐고, 투자자들은 이를 조정 국면의 매수 기회로 받아들여 공격적으로 주식 매수에 나섰다. 매수세는 ‘SK하이닉스’(7,750억 원), ‘삼성전자’(3,142억 원) 등 반도체주와 두산에너빌리티(2,276억 원), LG CNS(1,562억 원), 한화솔루션(1,227억 원), NAVER(1,028억 원) 등에 집중됐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는 차익 실현 성격이며, 개인의 순매수는 그간의 매수 부진에 따른 대응”이라며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이미 매도 우위를 보여 왔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증시에 풍부한 대기자금이 집결돼 있다”며 “투자자 예탁금이 86조7,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라고 밝혔다.
키움증권 한지영·이성훈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미국 인공지능(AI)주 변동성이 맞물려 반도체 대형주에서 외국인 매도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면서도 “외국인 순매도는 10월 이후 차익 실현의 성격이 강하다”고 유보적으로 전했다. 두 연구원은 또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순매수 중인 유틸리티, 에너지, 보험, 소매 유통 등 업종에 대한 관심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당분간 코스피 하단을 버틸 수 있을지, 반도체 업종의 추가 변동성과 외국인의 매도 지속 여부가 향후 시장 흐름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예정된 미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