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산업 수출 200억 달러 첫 돌파”…의약품·화장품 쌍끌이 성장
한국 보건산업이 올해 3분기 누적 수출 실적에서 첫 2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화장품과 의약품 분야의 두드러진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산업 전반에 의미 있는 신호를 주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5일, 2024년 3분기 누적 보건산업 수출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해 208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를 “수출 강국 경쟁의 분기점이자 후발 위기 돌파의 상징적 성과”로 해석한다.
이번 실적을 이끈 주역은 바이오의약품 등 의약품과 기초화장용 제품을 중심으로 한 화장품이다. 의약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늘어난 78억8000만 달러를 달성했다. 그 중에서도 전체 의약품 수출의 62.7%를 차지하는 바이오의약품은 49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의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9.3% 증가했다. 미국(46.6%), 스위스(132.3%), 네덜란드(471.2%) 등 선진 시장에서 바이오 관련 수출이 집중적으로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합성의약품군(기타의 조제용약) 역시 아시아 국가 중심으로 9.5% 성장하며 힘을 보탰다.

화장품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85억 달러로 15.4% 증가해, 그 중 기초화장용 제품이 63억3000만 달러로 14.8% 성장했다. 기초화장과 색조·인체 세정용 제품 역시 미국, 홍콩, 폴란드 등 주요 시장에서 10~100%대의 수출 증가를 이어갔다. 반면 중국을 중심으로는 일부 품목에서 두자릿수 감소 폭이 기록됐으나, 다변화된 시장 개척이 전체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초음파 영상 진단기, 전기식 의료기기가 각각 14.6%, 3.3% 성장하며, 미국·중국·인도 등에서 꾸준한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임플란트는 중국과 미국 시장 부진의 영향으로 감소해 품목별 업황의 변동성이 드러났다.
이번 수출 호조의 저변에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바이오의약품 수요 확대, 맞춤형·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또 ‘기초화장용’ 등 탄탄한 대중 품목 기반과, 주요 신흥국 수요가 맞물린 점이 긍정적 영향을 줬다. 반면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 공급망 재편 등 국제 통상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적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글로벌 보건산업 무대에서는 이미 바이오의약품, 디지털 의료기기, K뷰티의 신시장 쟁탈전이 본격화됐다. 미국·유럽 중심 선진 규제와 국제 경쟁 구도 속에서 국내 기업의 대응 역량이 시험대로 오르고 있다. 특히 해외 기관들과의 협업 확대, 품목 맞춤형 인증 및 현지화 전략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산업계는 수출 기반 유지와 확장 모두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시장 전문가들은 “산업 구조적 대응과 통상 환경 변화에 따라 향후 연간 목표 달성 여부가 갈릴 것”이라 진단하고 있다. 이병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혁신기획단장은 “대외 불안정 요인에도 3분기 200억 달러 돌파는 보건산업의 견조함을 증명한다”며 “남은 연간 실적 역시 안정적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산업계는 새로운 시장 변수,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수출 성과가 지속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정책, 시장 전략의 균형이 수출 성장의 새 조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