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도루 역주행”…박해민, LG 새 역사 썼다→최고령 신기록
박해민의 도루가 또 한 번 KBO리그의 역사를 바꿨다. 만 35세라는 나이에도 그라운드를 단숨에 가르는 박해민의 질주는 평범한 순간을 기록으로 바꾸며, 관중석을 뜨겁게 달궜다. 통산 450도루, 이 숫자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땀과 시간을 이야기한다.
박해민은 1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방문 경기에서 9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7회초, 박해민은 볼넷으로 출루한 뒤 과감하게 2루를 노렸고, 상대 배터리를 가른 속도로 시즌 39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이 도루로 박해민은 KBO리그 역대 다섯 번째이자 현역 최고령 타이틀로 통산 450도루 고지에 올랐다.

이전까지 450도루를 넘어선 선수는 전준호(549), 이종범(510), 이대형(505), 정수근(474)뿐이다. 특히 박해민은 35세 5개월 8일, 기존 전준호의 35세 3개월 11일보다 더 만년의 나이에 이 기록을 새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마다 도루왕 경쟁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박해민은 2012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뒤 2014년부터 올해까지 12시즌 연속 20도루를 이어왔다. 이는 KBO리그 최초 기록이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도루왕 자리를 지킨 뒤 박해민은 2018년 이후 7년 만에 도루왕 탈환을 노리고 있다. 시즌 내내 도루 부문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며, 팀이 추격해야 할 순간마다 빠른 발로 분위기를 뒤집는 역할을 해냈다.
한편, LG 트윈스에 입단 이후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해민의 존재는 젊은 선수들과 관중 모두에게 신선한 자극을 더하고 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노장 외야수의 질주에 우레와 같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록 너머의 의미가 깊어지는 순간. 박해민의 질주는 그라운드를 넘어 불혹을 앞둔 선수에게도 또 다른 가능성임을 보여주고 있다. LG 트윈스의 남은 시즌과 더불어 박해민이 그려낼 마지막 장면에, 야구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