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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O로 수익 다변화”…SK바이오사이언스, 3분기 매출 급증에 박차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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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개발생산(CDMO) 모델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으로 3분기 매출 외형을 크게 확장했다. 지난 해 인수한 독일 자회사 IDT 바이오로지카의 견조한 실적이 더해지면서, 백신 중심의 전통 사업 구조에서 글로벌 CDMO 경쟁력까지 확보한 ‘복합 성장형’ 바이오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다. 바이오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CDMO 기반 확대가 글로벌 생산 수주 경쟁의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508억원, 영업손실 19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5배, 누적 기준으로는 4배 이상 늘어 대폭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절반 이상 줄어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업계는 IDT의 생산 효율화와 비용 구조 혁신이 수익성 강화의 핵심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회사 IDT는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신규 고객사 발굴과 대형 수주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CDMO 경쟁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또한 생산 프로세스 고도화, 품질 혁신 등 체계적 시스템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백신 자체 개발 부문도 판매 호조를 이어갔다. 대표 파이프라인인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는 국내접종 시즌에 맞춰 조기 공급을 확대했고, 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의 수출도 증가세다. 수두백신 ‘스카이바리셀라’는 범미보건기구(PAHO)와의 장기 계약에 기반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안정적 공급 체계를 갖췄다. 회사는 ‘2도즈(2회 접종) 적응증’ 추가를 목표로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식약처에 신청하며 시장 및 적응증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빠른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R&D 투자 확대와 임상 진척에 따라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자체 R&D 투자 규모만 1000억원을 상회했으며 올해에도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협업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사노피와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은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지역 임상 3상이 본격화됐다. mRNA 플랫폼을 적용한 일본뇌염 백신은 글로벌 1·2상 임상 데이터를 올해 안에 확보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다각적인 포트폴리오 전략이 업계 내 글로벌 CDMO 경쟁 구도를 다시 짤 열쇠가 될 것으로 본다. 미국, 유럽, 중국 등 각국 바이오 주력 기업들과의 수주·기술 경쟁 심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체계적 포트폴리오 다변화 움직임이 장기적인 성장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임상 단계 확대에 따른 자금 소요, 규제 인증 확보 등은 당분간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산업계는 이번 실적과 전략이 한국 바이오 시장의 체질 전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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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사이언스#idt바이오로지카#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