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위 북소리, 함께 두드리다”…여수동동북축제에서 만나는 음악과 어울림
요즘은 거리에서 북소리를 따라 걷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엔 공연장이 특별한 장소였다면, 지금은 도시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가 일상이 돼가고 있다. 이 변화의 장에 여수동동북축제가 깊은 흥을 더한다.
여수 선소와 용기공원 일원이 북소리로 가득 찬다. 북 퍼레이드는 남녀노소 시민들이 직접 두드리고 행진하는 축제로, 매년 그 열기가 더해진다. SNS에는 직접 북을 들고 거리를 누비는 모습이나, 춤추는 아이들의 모습이 빠르게 공유된다. 지난 참가자들은 “내 손끝에서 시작된 북소리에 주변의 모든 이가 리듬을 맞추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런 변화는 프로그램의 확장에서도 읽힌다. EDM쇼와 가수들의 무대, 글로벌 마켓과 프린지 공연이 마치 하나의 커다란 축제 지도를 그린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북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하면서, 음악을 ‘보고 듣는’ 것을 넘어 직접 ‘느끼고 만든다’. 축제 현장엔 드럼 경연 대회나 버스킹 무대도 벌어져, 자신만의 이야기를 북 위에 새기는 이들이 끊임없이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참여형 축제’의 성장으로 본다. 트렌드 분석가 한수연은 “감상만 하던 축제가, 직접 참여하고 어울리는 공간으로 변모했다”고 표현했다. 그는 “지역의 역사와 예술, 현대적인 음악이 섞이며 세대 간 장벽이 함께 낮아진다”고 덧붙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어린 아이와 손잡고 퍼레이드를 걷다가 어느새 부모도 북을 두드리고 있었다”, “먹거리며 공연, 체험이 한 번에 즐겨지니 하루가 짧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특별한 경험보다는 일상 속 기념일처럼 즐긴다는 체감이 깊어진 것이다.
작고 익숙한 도시의 거리에서 북소리가 이어질 때, 낯선 이들도 어느새 같은 리듬을 타고 있다. 여수동동북축제는 단순히 소리와 음악을 넘어, 공감과 만남의 가치를 나누는 자리였다. 축제라는 이름 아래 모여든 주민과 여행자 모두가 그날의 여운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된다. 어울림의 순간, 우리의 일상은 조금 더 따뜻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