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 6언더파 맹타”…고지원, 자매 우승 도전→제주 삼다수 선두 질주
잔뜩 흐린 제주에서 휘청이던 페어웨이 위, 고지원의 집념 어린 아이언 샷이 그라운드를 가르자, 갤러리의 시선이 한순간에 모였다. 흔들림 없는 파워와 정확성, 18언더파라는 숫자가 만들어 낸 질주는 한여름의 무더위도 잊게 만들었다. 지난 번 오로라 월드 챔피언십에 이어 두 경기 연속 최종 라운드 선두, 그녀의 상승세엔 이유가 있었다.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3라운드에서 고지원은 6언더파 66타(버디 6개, 보기 없음)를 기록, 합계 18언더파 198타로 전날에 이어 선두를 지켰다. 54홀 동안 쓸어 담은 19개의 버디, 오롯이 그린 위 집념의 결과였다.

기상 악화로 일시 중단까지 겪었던 이날 대회에서 고지원은 14번 홀까지 2타 차 앞서 나갔다. 잔여 4개 홀에서 타수를 추가하지 못했으나 합계 18언더파를 굳건히 지켜, 2위에 오른 노승희(16언더파 200타)와의 격차를 유지했다. 노승희 역시 4언더파 68타를 기록하며 막판 역전의 불씨를 살렸다. 지난 6월 더헤븐 마스터스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노승희는 특유의 집중력으로 마지막까지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전년도 우승자 윤이나도 미국에서 급히 귀국, 타이틀 수성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3라운드 1언더파 71타,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3위에 자리했다. 하지만 15번 홀 두 번째 샷 이후, 10m 이상 거리에서 익숙지 않은 3퍼트로 보기를 기록, 무려 50개 홀 무보기 행진이 멈췄다. 윤이나의 도전 역시 마지막 라운드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이다연, 이세희, 송은아는 각각 13언더파 203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다양한 계파가 치열하게 우승 경쟁에 뛰어드는 가운데, 최종일엔 반전의 드라마도 예고됐다.
고지원은 만약 우승에 성공한다면 KLPGA 투어 정규 시드 역시 확보하게 된다. 더욱이 통산 3승을 가진 언니 고지우와 함께 박희영-박주영 자매에 이어 투어 두 번째 자매 우승 기록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뜨거운 여름날, 선수들의 집중 속에 관중석 역시 숨죽이며 한 타 한 타를 지켜보고 있다. 결전의 무대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는 누구의 이름이 새겨질지 주목된다. 팬들의 기대와 설렘이 교차하는 그 날의 기록은 8월 11일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