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결자해지로 신뢰 회복해야”…우원식, 내란재판 진정성 촉구하며 법원행정처장 접견

정치권과 사법부의 신뢰 교착 지점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맞붙었다. 12·3 계엄사태와 내란재판에 얽힌 국민적 불신이 장기화되며 입법부와 사법부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24일 국회에서 두 기관 수장이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누며 해법 모색에 나섰다.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은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을 접견, “정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의 역할에 대한 국민 불신이 높다. 사법부가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내란재판 등 현안에 대한 ‘진정성 있는 조치’를 직접 요청했다. 그의 발언은 지난해 12·3 계엄사태 이후 민주주의 회복 과정에서 드러난 사법부 역할 비판, 그리고 이를 둘러싼 국민적 상처와 당혹감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우 의장은 “사법부는 국민 신뢰로만 존재할 수 있다”며 “사법부가 헌정수호 의지에 의구심을 남긴 것은 매우 중대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 요구에 답하면서 개혁 주체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사법부 혁신을 주문했다.

천대엽 처장은 이 자리에서 “삼권분립, 사법부의 독립을 통해 재판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헌법과 법률, 직업적 양심에 따라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12·3 계엄사태 당시 ‘계엄은 위헌적 조치’라는 사법부의 명확한 입장 발표 사례도 덧붙였다.

양측은 사법개혁, 대법관 증원 등 여권이 추진 중인 현안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혐의 재판 등 민감한 이슈까지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다만, 비공개 면담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에 대한 구체적 질의는 오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관계자는 “우 의장은 국민의 의구심 해소와 신뢰 제고를 위한 실질 조치를 요청했고, 법원은 내부 논의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사법부와 입법부의 대립 구도 속에 여야 역시 각각의 입장 차를 분명히 하며 날카로운 시각을 쏟아내는 양상이다. 야권은 내란재판 등 사법적 정의 실현을 촉구하며 사법개혁 강도를 높이고 있고, 여권은 법치주의 원칙과 법원의 독립성 수호를 내세워 방어 논리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전국법원장회의 등 사법부 내부에서도 국민 안심을 위한 개혁 동참론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 그리고 시민사회 모두 내란사건 재판의 신속한 절차 진행 및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치권은 사법개혁과 내란재판을 둘러싼 입장 차이로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향후 관련 현안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며 국민적 신뢰 회복 방안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