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마다 춤이 흐른다”…천안흥타령춤축제, 세대와 공간을 잇는 무대
요즘 춤추는 거리가 많아졌다. 음악이 흐르는 곳마다 자연스럽게 어깨를 들썩이고, 모르는 사람과도 눈을 맞추며 축제의 한가운데에 서게 된다. 예전엔 무대 위 전문 댄서만 누릴 수 있던 스포트라이트였지만, 이제는 누구나 거리에서 박자를 타는 주인공이 된다.
충청남도 천안에서 열리는 ‘천안흥타령춤축제’는 단순한 관람을 넘어선 경험의 공간이 된다. 올해는 9월 24일부터 28일까지 백석동 번영로 일대가 음악과 군무로 가득 찬다. 국제춤대회와 스트릿댄스 챔피언쉽, 전국경연 등 무대가 다양하게 펼쳐지고, 거리 퍼레이드에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참여하는 이들의 모습이 연출된다. SNS에는 “즉흥 퍼레이드가 제일 재밌다”는 인증이 쏟아지고, 먹거리존에서 펼쳐지는 지역 특산물 체험에도 긴 줄이 생긴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축제를 찾는 세대 역시 10대부터 60대까지 폭넓게 늘었고, 천안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이벤트로 자리 잡으면서 명소가 된 공간들이 생겼다. 댄스경연뿐 아니라, 지역농가와 중소기업 제품을 만날 수 있는 부스까지 마련돼 가족 단위 방문객의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후문도 들린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참여형 문화축제’라 설명한다. 지역문화평론가 김솔희 씨는 “이제 축제의 본질은, 관객이 무대의 경계 밖에 머무는 게 아니라 스스로 부스를 체험하고 공연을 만들어가는 데 있다”고 느꼈다. 거리 퍼레이드에서 처음 보는 이들과 함께 춤을 춘 30대 직장인 오연수 씨는 “나같이 리듬감 없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된다. 더 많은 다양한 사람이 모여서 서로 다름이 자연스럽게 어울린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가 춤을 배운 후 자신감이 늘었다”, “먹거리가 생각보다 맛있어서 큰 발견이었다”, “지역민도, 여행객도 모두 즐길 수 있다” 등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는 흐름이 읽힌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천안흥타령춤축제는 단지 행사가 아니라, 세대와 공간, 일상과 예술을 잇는 새로운 문화의 언어가 돼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