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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하나로 번역·안내까지”…메타, AI 탑재 스마트 안경 대전 예고
IT/바이오

“안경 하나로 번역·안내까지”…메타, AI 탑재 스마트 안경 대전 예고

권하영 기자
입력

스마트 안경이 AI를 기반으로 번역과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IT·바이오 산업에서 개인 디지털 기기의 ‘차세대 폼팩터’로 부상하고 있다. 메타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커넥트 2025’ 연례행사를 열고 신형 스마트 안경 3종을 공개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가 직접 착용 시연에 나선 신제품들은 현실 시야에 정보를 오버레이하는 디스플레이 내장형 ‘메타 레이밴 디스플레이’, AI 기능과 배터리 성능을 대폭 강화한 ‘레이밴 2세대’, 스포츠 특화 ‘오클리 메타 벤가드’ 등이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스마트폰 이후를 겨냥한 폼팩터 선점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메타가 처음 선보인 디스플레이 내장형 레이밴 모델은 오른쪽 렌즈 하단의 화면을 통해 사용자가 AI에 질문하거나, 한국식 바비큐 레시피 안내, 실시간 번역, 메시지 확인,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제품에는 메타 AI가 탑재돼, 사용자 음성을 인식해 자막 또는 음성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조작은 손목에 착용하는 ‘뉴럴 밴드’의 근전도(EMG) 센서를 활용, 손가락 움직임만으로 디스플레이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손가락을 집거나 돌리면 음악 재생이나 볼륨 조절 등 기능이 즉시 실행된다.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에 근전도 제스처 제어까지 접목해 사용성의 한계를 크게 넓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는 6시간 연속, 충전 케이스로 30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함께 공개된 ‘레이밴 2세대’는 전작 대비 배터리 용량과 카메라, AI 어시스턴트 기능이 크게 업그레이드됐다. 완충 시 최대 8시간 사용, 충전 케이스 활용 시 48시간까지 가능하며, 2배 이상 고화질의 3K 동영상 촬영도 지원된다. 또 오픈이어 스피커 음질 개선, 소음제거 기능 등이 탑재돼 통화 및 음악 재생 환경도 강화됐다. 메타는 향후 실시간 AI 동작시간을 하루 단위로 늘릴 계획을 밝혔다.

 

스포츠·아웃도어 특화 모델인 ‘오클리 메타 벤가드’는 IP67 방수·방진, 9시간 배터리,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바람 소리 최소화 등 고강도 환경에 적합한 기술이 집약됐다. 센서와 AI 기능을 연동해 심박수·속도 등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 안내하며, 운동 목표 달성시 자동 촬영 등 특화 기능을 제공한다.

 

스마트 안경 시장에는 아마존, 구글, 애플, 중국의 알리바바·샤오미 등도 도전장을 냈다. 아마존은 마이크·스피커·풀컬러 디스플레이 탑재형 AR안경을 내년 중 출시할 계획이며, 구글·삼성·젠틀몬스터 연합은 XR 기반 스마트 글래스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애플도 2027년 2분기 ‘애플 글라스’ 수백만 대 출하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 ‘쿼크 AI 글라스’, 샤오미 ‘AI 글래스’ 등은 AI 비서·번역·지도·결제 등 차별화된 기능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포화 속에 스마트 안경이 통역·내비게이션·운동관리 등 다양한 유스케이스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 안경 출하량은 110% 증가, 이 중 메타가 73% 점유율을 차지했다. AI 기능 내장 모델도 전체의 78%까지 확장됐다. 마켓앤드마켓츠는 2030년 글로벌 스마트 안경 시장이 41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 안경 분야는 AR 디스플레이, AI 어시스턴트, 웨어러블 폼팩터 등 IT·바이오 융합기술이 총집결된 시장으로, 빅테크의 첨예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향후 AI 기반 개인화 웨어러블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산업계는 이번 신제품들이 일상 속 실사용 시장에 안착할지 주시하고 있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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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스마트안경#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