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비뇨기암도 표적 치료”…서울아산, 전문 클리닉 개설로 진단·관리 혁신
고령화 트렌드에 따라 전립선암, 방광암, 신장암 등 비뇨기암 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국내 의료계에선 조기 진단과 치료법이 비약적으로 발전 중이다. 그러나 부신암, 고환암, 요막관암 및 다양한 유전성 원인에 의한 희귀 비뇨기암은 표준치료 부재와 미진한 진단 환경 등 난제가 여전하다. 서울아산병원이 최근 개설한 ‘유전성·희귀 비뇨기암 클리닉’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맞춤형 관리·최신 치료법 적용 등 환자 중심의 심층 진료를 앞세워 주목된다. 업계에선 이번 시도를 난치성 암 치료 및 정밀의료 확대의 변곡점으로 평가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12일 희귀 및 유전성 비뇨기암 환자의 정확한 진단과 개별 치료를 아우르는 ‘유전성·희귀 비뇨기암 클리닉’을 출범했다. 클리닉에선 비뇨기종양 분야 전문의가 환자 병력, 가족력, 증상, 동반 질환까지 폭넓게 분석한다. 국내 전체 비뇨기암 환자 10명 중 1명을 치료해온 서울아산병원의 임상 데이터와 축적된 경험이 진단 정확도 및 환자 맞춤형 치료에 적용된다.

기술적으로는 환자별 유전자 변이와 희귀암 특성을 바탕으로 유전상담, 유전성 검사, 특수병리검사, 유전체 기반 치료전략 설정이 핵심 절차다. 발병 패턴이 뚜렷한 폰히펠린다우증후군(VHL),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FH결핍 신장암 등 개별 암종에 대해 RFA(고주파 절제), 고난도 방사선치료, 유전체-표적치료제 등 최신 의료기술이 적용된다. 특히 수술 건수 역시 전립선암의 99%, 신장암의 80% 이상을 로봇·복강경 등 최소침습 방식으로 집도,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사망률을 0~0.12% 수준까지 낮췄다.
시장·진료현장에선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다학제 진료 체계를 강화했다. 항암, 외과, 방사선 치료는 물론 내분비, 임상유전 등 타과 전문진료진이 진단과 치료 설계에 함께 참여, 복합 질환 환자나 난치암 환자에게 최적화된 맞춤 관리가 이뤄진다. 2009년 국내 최초로 도입된 다학제 통합진료 경험이 연 170건 이상 시행되며, 고난이도 치료에 대한 실제 임상 데이터도 지속 축적 중이다.
글로벌 선진기관과 비교해볼 때, 유전체·임상 데이터 기반 치료 및 테라노스틱스(진단·치료 융합)까지 전체 솔루션을 갖춘 점이 경쟁우위 포인트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최초로 테라노스틱스센터를 설립, 난치성 전이암 환자 대상 플루빅토(혁신 전립선암 치료제)도 도입했다. 이외 RFA·영상진단 융합치료를 고도화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유명 암센터들도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영역이다.
정책·인증 관점에선 환자 유전체 정보 활용 시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거버넌스 등이 주요 쟁점이다. 국내 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식약처 고시에 따라 환자 맞춤형 의료데이터의 활용과 보호 기준이 병행 적용된다. 항암제 승인 역시 신의료기술평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의를 통과해야 도입된다.
전문가들은 기술과 진료 체계 간 융합이 유전성·희귀암 정밀 치료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박인근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희귀 및 유전성 비뇨기암은 표준치료가 확립되지 않아 진단·치료의 전 과정에서 맞춤형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재련 비뇨기암센터장은 “최신 의료기술과 협진 체계를 접목해 난치성 비뇨기암 정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서울아산병원이 도입한 정밀한 유전체 진단과 복합 치료 모델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노정된 난치성 암 치료의 표준화를 앞당길지 주목하고 있다. 결국 첨단 의료기술의 도입만큼, 맞춤 관리와 데이터 보호 등 의료제도·윤리적 균형도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