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따 헤더로 멀티골”…안양, 수원FC PK 실축 틈타→2-1 역전승 견인
천천히 스며든 긴장이 경기장을 감쌌다. 선수들의 투지와 승리에 대한 갈망이 조용히 표면으로 떠올랐다. 마지막 추가 시간 한 순간, 모두의 시선이 페널티 스폿에 고정됐다.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18라운드, 안양과 수원FC의 승부가 뜨겁게 펼쳐졌다. 시즌 첫 맞대결에서 패했던 수원FC는 안양 상대로 설욕을 노렸으나, 안양이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두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양 팀은 초반부터 공세를 펼쳤다. 전반 15분 안양 공격수 마테우스는 페널티박스에서 중거리 발리슛을 시도했지만, 수원FC 골키퍼 안준수의 슈퍼세이브에 가로막혔다. 이어 전반 35분 수원FC 루안의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이 안양 골키퍼 김다솔의 선방에 막혔고, 불과 1분 뒤 마테우스의 또 한 번의 위협적인 슈팅마저 안준수에게 저지당했다.
팽팽한 긴장감은 전반 41분 깨졌다. 수원FC 안데르손이 페널티지역 좌측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수가 걷어낸 볼을 노경호가 오른발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 한 방에 수원FC 팬들의 함성이 터졌다. 노경호의 득점은 리그 입단 후 첫 골로,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후반전, 안양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문성우와 주현우를 대신해 채현우, 김동진이 들어온 뒤, 에두아르르 대신 야고까지 투입하며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변화는 곧 결실로 이어졌다. 후반 19분 안양이 얻어낸 프리킥 상황, 마테우스가 예리한 킥을 올리자 모따가 정확한 헤더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흐름을 탄 안양은 후반 29분에도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야고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모따가 또다시 머리로 연결,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뒤집었다. 벤치와 관중석은 열정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수원FC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후반 32분, 루안이 시도한 중거리 슛이 안양 수비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골키퍼 김다솔의 동작을 방해한 상황으로 득점이 취소됐다. 추격의 기세가 꺾이는 순간이었다.
극적 반전은 후반 추가 시간에 압축됐다. 수원FC는 극적으로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키커 안데르손의 슈팅이 골대 왼쪽을 맞고 그대로 흘러나가며 천금 같은 기회를 날렸다. 안양 선수들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원정에서 값진 승점 3점을 챙겼다.
모따는 “팀 승리를 위해 끝까지 집중했다. 두 번째 헤더 골은 동료들의 패스와 팀워크 덕분”이라며 팀워크의 가치를 강조했다. 이날에만 3,000여 명의 관중이 몰리며, 그라운드에는 치열한 응원전이 펼쳐졌다.
이 승리로 안양은 승점 24(23득점)로 광주FC와 타이를 이뤘으나, 다득점에서 앞서 7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반면, 수원FC는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으로 순위가 11위에 머물러 아쉬움을 삼켰다.
안양은 다음 라운드에서 인천유나이티드와 홈경기를 갖고, 순위 상승에 박차를 가한다. 수원FC는 대구FC 원정에서 반등을 노린다.
경기가 남긴 여운은 한동안 경기장에 맴돌았다. 승리와 패배가 남긴 표정, 그 뒤에 감춰진 선수들의 마음까지 조용한 밤 공기 속에 녹아들었다. 2025년 6월 14일, 수원종합운동장의 열기는 그렇게 하나의 응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