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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700만원씩 20년”…연금복권 720 당첨의 설렘, 복권이 생활의 희망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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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700만원씩 20년”…연금복권 720 당첨의 설렘, 복권이 생활의 희망이 되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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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금복권을 사는 이들이 많아졌다. 한때 ‘한탕’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복권이, 지금은 매달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작은 행운을 바라는 일상이 됐다.”

 

9월 11일, 연금복권 720 280회차 당첨결과가 발표됐다. 1등 당첨번호로는 1조 904181번이 뽑혔다. 1등은 세금을 제외하고 월 546만원씩 20년간 지급받는 구조다. 단 한 번의 당첨이 평생에 걸친 보너스를 선사하는 셈이니, 복권 판매점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즉각 당첨 인증과 후기가 줄을 잇는다. “30년 다닌 회사보다 안정적일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연금복권 720 280회 당첨결과
연금복권 720 280회 당첨결과

이런 흐름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동행복권에 따르면 연금복권 720+의 당첨 확률은 1/5,000,000, 기존 로또6/45 (1/8,145,060)보다 약 1.6배 높다. 무엇보다 “한 방”이 아니라 “매달 조금씩”이라는 점이 체감적 희망을 키운다. 2등, 보너스 등 당첨금도 실수령 기준 월 78만원씩 10년간 받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부를 노리는 게 아니라, 미래 소득의 일정성과 생활의 안정감에 대한 심리적 욕구가 복권 트렌드의 핵심”이라고 진단한다.

 

복권을 대하는 태도도 세대별로 달랐다. 20•30대는 “월세 내고도 남을 돈” “소확행을 담보하는 재미” 쪽인 반면, 중장년층은 “노후 걱정 한 줄기 위안” 쪽 감상이 많았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회사 일에 치이다 복권 사는 게 남는 낙” “이번 달도 미끄러졌지만, 다음 주를 기다린다” 등 소소한 회복과 덤덤한 희망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당첨 확률이나 금전적 기능 못지않게 “복권은 현실의 불안과 경쟁에서 숨 쉴 구멍이자, 일상 속 나만의 조용한 의례”라고 풀이한다. 바뀌지 않는 현실 앞에서, ‘매주 한 번 기대하기’라는 사소하고 꾸준한 선택이 누구에겐 작은 용기와 위로가 된다.

 

결국 연금복권은 ‘꿈과 현실 사이의 균형 감각’을 상징한다. 거액의 단타 금융이 아니라, 삶을 조금씩 지지하는 리듬이란 점에서다. 작고 소박한 행운이지만, 우리 삶의 체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보태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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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복권720#동행복권#당첨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