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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조직의 저무는 풍경→경량문명에서 찾는 연결의 용기
문화

거대 조직의 저무는 풍경→경량문명에서 찾는 연결의 용기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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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빛이 창가에 비치면, 세상은 익숙한 것들에 새로운 물음을 던진다. 송길영 작가가 펴낸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AI 확산의 파고를 따라, 이제는 거대한 조직이 아닌 작은 자율의 군집과 유연한 협력이 삶의 중심이 되는 시대의 변곡점을 서정적으로 그려낸다. 조직 질서의 굳건함 대신 흐름의 민첩함이 주인공이 되는 이 순간, 독자는 낯선 내일 앞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자문하게 된다.

 

358쪽에 담긴 서사의 결은, 인간만이 지닌 섬세함과 공감, 그리고 연결의 가치를 되새김질한다. 과거와 결별하고 스스로 증강된 주체가 돼야 한다는 작가의 목소리는, 무거운 규모와 권위가 더는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현실에서 더욱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프리랜서의 대거 증가, AI 도구의 일상화, 희망퇴직의 광경 등 현실의 풍경은 변화의 불가역을 증명한다.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 — AI 시대, 거대 조직의 종말과 유연한 협력의 부상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 — AI 시대, 거대 조직의 종말과 유연한 협력의 부상

책의 제3장에서는 위대한 쇼맨의 리더십이 새로운 시대의 기준이 됐음을 강조한다. 조직 문화의 본질이 통제에서 동기부여와 엔터테인먼트로 옮겨가며, 일의 즐거움과 창조성이 제도와 외형을 대체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미디어와 브랜드의 경계가 소멸되고, 클러스터 형태의 협력이 경량화의 생태계에 스며든다. 단단했던 한국 사회 역시 글로벌한 시선 앞에서 달라진 패러다임을 맞이한다.

 

서문에 드리운 선언은 응축된 시대의 요청이다. 스스로 증강하며 홀로 일어설 용기, 익숙함을 떠나 새로운 상상력으로 접속하는 모험. 반복적 노동을 넘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미세한 연결, 그 너머의 공감에 대한 갈망이 책장 곳곳에서 묻어난다. 서평마다 강조된 “거대함의 종말, 협력의 시작”이라는 평가는, 조용하게 번져가는 삶의 새로운 규칙에 힘을 보탠다.

 

‘시대예보: 경량문명의 탄생’은 2025년 9월 11일, 교보문고에서 출간됐다. AI 도입 이후의 변화와 다음 질서를 서정적이면서도 날카로운 통찰로 그려낸 이번 책은, 매 순간 작고 투명한 시도들이 결국 더 단단한 흐름으로 축적됨을 명확한 메시지로 건넨다. 변화의 길목에서 누구나 느끼는 불안과 설렘에 위로를 전하며, 독자 각자가 자신만의 작은 연결로 다시 태어나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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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보경량문명의탄생#송길영#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