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팬데믹 대비 범용치료제 개발”…고려대의대, 국가 보건안보 프로젝트 주관
범용 항바이러스제와 중증화 억제 병합치료제 개발을 위한 대규모 국가프로젝트가 본격화된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백신혁신센터는 보건복지부가 후원하는 ‘2025년도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에서 보건안보 연구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미래 팬데믹에서 사망률의 주요 원인인 중증화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광범위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 업계는 이번 과제를 ‘차세대 감염병 대응 경쟁’의 분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
고려대 의대 백신혁신센터가 이끄는 이번 연구는 서울대·연세대·에스투시바이오·한국세라믹기술원 등과 다학제 협력체계를 꾸려 진행된다. 연구기간은 2029년까지이며, 총 125억원 예산이 투입된다. 과제의 핵심은 바이러스 직접 억제와 동시에, 감염자의 숙주 면역반응 과잉으로 인한 중증 진행을 차단하는 치료 플랫폼 구축이다. 특히 한번의 변이 혹은 새로운 신종감염병(Disease X) 출현에도 적용 가능한 보편적 치료전략 마련이 목표다.

백신혁신센터는 AI기반 신약 후보물질 탐색, 면역조절 기술 등 최신 바이오·의료기술을 융합해 기존 치료제가 대응하지 못한 광범위 감염 상황에서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실제로 Disease X 등 새 변이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항바이러스제 파이프라인 확보를 겨냥하고 있다.
시장 측면에서, 고령자·기저질환 등 감염 취약계층의 사망률을 낮추고, 팬데믹 때 의료자원 운용 효율까지 제고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고부가가치 치료제 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 R&D 생태계의 거점 사업으로 꼽힌다.
해외에서는 미국 바이오응급연구고등기구(ARPA-H)와 유럽, 일본 등도 팬데믹 대응 범용 치료제 연구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이번 국내 프로젝트가 국제 경쟁력 확보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연구책임자 김기순 교수는 “백신과 병합 운영되는 정밀 치료제 전략이 미래감염병 대응의 핵심”이라며 “엔데믹·팬데믹 모두에 통용 가능한 치료 플랫폼 확보로 국가 보건안보 확립에 실질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희진 센터장도 “범용성·실효성을 갖춘 치료전략 구축으로 연구 허브로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프로젝트가 실제 상용 치료제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리고 정책·제도 측면에서 신속한 인허가와 공공의료 자원화가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제도의 동반 성장 속에서 향후 감염병 대응 역량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