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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울수록 더 멀게 느껴진다”…게자리, 익숙한 관계 안에서의 작은 피로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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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스로를 감정적으로 보호하려는 사람이 늘었다. 예전에는 ‘가까움’이 곧 ‘편안함’이라 여겨졌지만, 오늘만큼은 익숙한 관계 안에서도 피로감과 불안이 스며드는 하루가 됐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관계를 대하는 새로운 태도가 담겨 있다.

 

게자리의 10월 16일, 주변 사람들과의 작은 거리감이 더 예민하게 느껴진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쉽게 상처받거나, 가족과 나누는 대화에서도 감정이 앞서면서 오해가 싹틀 수 있다. “괜찮으면서도 괜찮지 않은”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 20대 직장인 박현진 씨는 “가장 가까운 친구한테조차 오늘은 괜히 거리를 두고 싶었다”고 표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별 이유도 없이 가족과 말다툼을 했다”, “누군가의 말이 괜히 서운하게 다가온다”는 게자리들의 고백이 이어졌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건강보험공단 최근 조사에서 정서적 불안 호소율이 1년 새 10% 가까이 늘었고, 10대와 20대의 경우 친구나 연인과의 관계에서 이유 없는 위축감, 혼자 있고 싶은 욕구가 늘었다고 한다. 감정적 유대가 기본인 게자리들에게 오늘은 친밀함이 오히려 불편으로 다가오는 날이다.

 

심리 전문가들은 “정서적 안정이 오늘 하루의 전체 리듬을 결정한다”며 “너무 가깝고 익숙한 관계에서 불쑥 피곤함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며, 그럴수록 감정보다 한 발 물러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출 관리 역시 감정 소비가 늘 수 있는 때이므로 냉정함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오늘따라 가족이 더 어렵다”, “감정이 소란스러울 땐 그냥 쉬어가는 게 답이다”와 같은 말들이 많았다. 연인에게 확인을 재촉하기보다 기다림을 선택하겠다는 20대, 과거 기억보다는 익숙한 루틴에서 위안을 찾는 80대 등 세대별 목소리도 다양하게 나왔다.

 

기대고 싶은 마음과 떨어지고 싶은 피로가 엇갈린 오늘, 평온과 휴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하루다. 가까움이 반드시 위로가 되는 건 아니다. 작고 익숙한 관계 안에서 내 감정에 솔직해지는 연습, 그만큼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작은 선택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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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자리#정서안정#관계거리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