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5~6월 대남 확성기 증설”…합참, 남북 접경 긴장 고조
남북 군사적 긴장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북한이 최근 접경 지역에서 대남 확성기 증설 작업을 진행한 사실이 8일 드러났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확성기 증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반면, 남측은 대북 확성기를 이미 철거한 상태여서 양측의 대응이 대조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소형 확성기 여러 개가 한 세트인데 일부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이후에도 북한이 증설에 나섰다는 언론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대남 방송을 하고 있지는 않으나, 증설을 통해 방송 출력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증설 시점은 5∼6월로, 이는 우리 군이 6월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이후에도 관련 작업이 계속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합참 관계자는 “대북 확성기 철거 전부터 북한에서는 이미 준비해오던 출력 증강 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확성기를 정비하거나 일상적으로 관리하고 있을 뿐 철거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앞서 4∼5일 전방 지역에 설치됐던 고정식 대북 확성기를 모두 철거했다. 반면, 북측은 대남 확성기를 오히려 일부 증설한 상태로, 남북 간 확성기 운용에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과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같은 확성기 출력 증강이 대남 압박 차원에서 비롯된 전략적 움직임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우리 군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며 긴장 완화를 모색한 것과 달리, 북한은 아직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접경 지역에서 확성기 가동이 재개될 경우 남북 대치 상황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 확성기의 추가 증설 동향과 가동 여부를 면밀하게 관찰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남북 접경 지역의 군사적 긴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필요 시 추가 대책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