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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필리버스터·장외 투쟁 예고”…국민의힘, 충청권 민심 결집 총력전
정치

“무한 필리버스터·장외 투쟁 예고”…국민의힘, 충청권 민심 결집 총력전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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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 험준한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정부조직법 강행 처리와 조희대 대법관 청문회 추진을 두고, 국민의힘이 충청권을 시작점으로 현장 민심 결집에 나섰다. 여야의 원내외 힘겨루기가 지방선거를 앞둔 민심 공략과 맞물리며 한층 거세지는 양상이다.

 

24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 정희용 사무총장 등 지도부는 대전을 찾아 민생·경제 현장 점검에 돌입했다. 이날 국립대전현충원 참배에 이어 나노·반도체 국가산단, 한국화학연구원 등 산업·과학 현장을 달렸다. 현장 간담회에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회가 책임 있게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이 거듭 강조됐다. 이어 진행된 지역 청년 행사에서도 고용 불안, 일자리 대책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생히 전달됐다.

장동혁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언급한 '엔드 이니셔티브'를 두고 "모든 걸 내주고 우리는 아무것도 남지 않고 북핵에 의해 대한민국의 파멸을 가져올 수밖에 없는 가짜 평화 대북정책"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장 대표는 "이미 좌파 정권에서 여러 번 실시했다 실패한 정책"이라며 대북정책 기조 전환을 촉구했다.

 

국회법에 따라 국민의힘은 25일 본회의를 기점으로 무제한 필리버스터를 시작할 방침이다. 민주당이 정부조직법,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법 등 주요 법안 본회의 상정을 예고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입법 독주를 국민 앞에 고발할 유일한 수단"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필리버스터 대치는 이르면 29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를 둘러싼 여권의 반발에 대해 "'삼권분립 사망' 운운하는 것은 역사의 코미디"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사법부를 바라보는 민주당의 인식은 논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이성을 잃은 민주당이 제발 이쯤에서 멈추길 바란다"며 공세를 거듭했다.

 

해양수산부 이전 문제 역시 도마에 올랐다. 장동혁 대표는 "충청권의 반대 여론에도 세종시에서 부산으로의 이전은 되돌리기 힘들다"면서, "해수부 자리를 세종과 충청이 어떻게 메울지 더 큰 그림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25일 대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며 부산·대구, 충청권 등 경부 상행선 경로를 따라 전국 민심 투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28일에는 서울시청 인근 대한문 앞에서 두 번째 대규모 장외집회를 준비 중이다. 국민의힘은 국회에선 필리버스터, 국회 밖에선 장외집회로 맞대응하는 '쌍끌이 투쟁' 효과를 최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현장 행보는 현장 행보대로 가고, 원내 투쟁은 원내 투쟁대로 해야 한다"며, 장외 집회와 필리버스터 등 모든 대응책을 동원할 뜻을 밝혔다. 또 다른 지도부 관계자도 "지방선거를 앞둔 충청권 민심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충청권 4개 시·도지사를 모두 확보하고 있으며, 내년 선거에서 최소 2곳 수성을 과제로 삼고 있다.

 

이날 국회는 정부조직법 등 주요 법안 처리를 두고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치열한 대립을 이어갔다. 정국은 본회의 표결과 대규모 집회, 전국 현장 행보를 둘러싼 힘겨루기로 한동안 강대강 충돌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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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충청권#필리버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