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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XR 시대 연다”…삼성·구글 ‘무한’ 공개로 시장 재편 주목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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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과 확장현실(XR)이 결합한 차세대 디바이스가 글로벌 IT 산업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예고한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공동 개발한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이 22일 공식 공개되면서, 애플 ‘비전 프로’, 메타 ‘퀘스트3’가 선점하고 있는 글로벌 XR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 발표가 “차세대 XR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1시 ‘갤럭시 이벤트’를 통해 ‘프로젝트 무한’을 선보였다. 이 기기는 양안(좌우 눈) 각각 4K 마이크로-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 총 2900만 화소(4032PPI)에 달하는 압도적 초고밀도 화면으로 이전 세대 제품의 한계를 극복했다. 애플 비전 프로(2300만 화소)보다 높은 수준으로, 화면 격자 무늬가 보이지 않는 ‘스크린도어 현상’ 극복과 몰입감 확장이 기대된다.

무한의 데이터 처리와 연산은 퀄컴의 차세대 칩셋 ‘스냅드래곤 XR2+ 2세대’가 담당한다. 삼성과 구글이 협력한 안드로이드 XR 기반 운영체제가 적용되며, 여기에 AI 음성인식·손동작·눈동자 트래킹·AI 보조 등 멀티모달 입력 시스템이 도입됐다. 정교한 동작 인식에는 6개의 카메라 및 센서가, 맞춤형 컨트롤에는 6자유도(6 DoF) 기반의 컨트롤러가 사용된다. 구글의 AI ‘제미나이’와 연동되는 별도 버튼이 탑재돼, 다양한 XR 기기 이용자가 구글 생태계의 광범위한 앱과 서비스에 즉시 접근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도 차별화 요소다.

 

무게는 약 545g으로 비전 프로(600~650g)보다 가볍지만 메타 퀘스트3(515g)보다는 무거운 편이다. 길이 조절 다이얼과 대형 내부 쿠션 등 착용감 개선에 초점을 맞췄고, 배터리는 일반 사용 기준 2시간, 영상 중심 2.5시간 수준이다. 가격은 1800달러(257만원 안팎)로, 비전 프로(3499달러)에 비해 접근성을 높였고 메타 퀘스트3(499달러)보다는 프리미엄을 유지, ‘고성능–합리적 가격’ 사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감지된다.

 

특히 글로벌 앱 시장을 주도하는 구글과의 생태계 연동은 콘텐츠 확장과 활성화, 또 AI 기술과 XR 기기의 융합면에서 기존 기업 대비 뚜렷한 경쟁 우위를 노릴 수 있다는 평가다. 애플이 프리미엄, 메타가 대중형을 지향해온 시장 구도에서, 무한은 하드웨어 스펙과 가격,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균형을 통해 산업 저변 확대를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XR 기기의 혁신과 별도로 개인정보·콘텐츠 표시 기준 등 각국 규제, 소프트웨어 플랫폼 정책도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애플 및 메타 역시 OS 보안정책, 데이터 투명성,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각국 정부와의 정책협의를 강화하는 추세다. 국내외 산업계는 무한의 공식 사양, 최종 가격, 구글 앱 연동성 및 추후 콘텐츠 확보 전략 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와 구글이 강점을 가진 HW 스펙과 SW 생태계가 얼마나 실제 사용자 수요로 이어질지가 올 하반기 XR 산업 판도를 결정할 것”이라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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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무한#구글